KAIST,‘알파폴드 한계’ 넘었다…약물 작동까지 예측
약물 ‘실제 활성 여부’까지 예측하는 AI 개발
‘약물 결합’ 예측 알파폴드보다 영역 확장
입력2026-03-08 12:00
KAIST 연구진이 약물-단백질 결합 여부를 넘어 ‘약물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구글의 AI 신약 개발도구인 알파폴드3도 하지 못한 기능이라는 점에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관수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인 신약 표적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에 대해, 약물 후보 물질이 실제로 단백질을 활성화하는지까지 예측하는 AI 모델 ‘GPCRact’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스위치처럼 작동한다. 약물이 단백질에 결합하면 결합 부위 구조가 변하고 그 변화가 단백질 전체로 전달돼 기능이 켜지거나 꺼진다. 이때 체내 GPCR은 세포 표면에 있는 ‘신호 수신기’ 역할을 한다.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약물이 세포 밖에서 신호를 보내면 이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게이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체에는 약 800여 종의 GPCR이 존재하며, 심장 박동·혈압 조절·통증 감지·면역 반응·감정 조절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이에 현재 시판 약물의 약 30~40%가 GPCR을 표적으로 한다.
하지만 약물이 GPCR에 결합했다고 해서 반드시 원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결합 이후 단백질 내부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와 신호 전달 과정이 실제 작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알로스테릭 신호 전파’라고 한다.
연구팀은 약물 작용 과정을 ① 약물-표적 결합 단계 ②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 단계로 나누고 AI가 단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원자수준 그래프로 표현하고, 중요한 신호 전파 경로를 학습할 수 있도록 ‘어텐션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AI가 약물 결합 신호와 함께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경로를 파악하여 단백질의 활성을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 모델이 어려워했던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에서도 약물 활성 예측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연구진은 “이번 모델은 단순히 ‘활성’ 또는 ‘비활성’ 결과만 제시하지 않는다”며 “예측의 근거가 되는 단백질 내부 핵심 신호 경로를 제시해, 이른바 ‘블랙박스 AI’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의 알파폴드3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알파폴드3은 약물-단백질 결합 여부와 결합 부위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데 성공했지만, 약물이 결합한 뒤 단백질 내부에서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단백질 전체 구조를 바꿔서 실제로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지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자가 결과를 해석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약 개발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GPCRact는 앞으로 GPCR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질병에서 약물의 실제 활성 여부까지 예측하는 정밀 신약 개발 AI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관수 교수는 “알로스테릭 구조 변화는 약물이 단백질의 한 부분에 결합했을 때 그 영향이 내부로 전달돼 다른 부위의 기능까지 바뀌는 현상”이라며 “이 작동 원리를 딥러닝에 반영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단백질로 확장하고, 세포와 인체 반응까지 예측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생물정보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JCR 상위 2.2%)‘에 1월 1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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