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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아들”vs“무능한 세습자”…이란 권력 공백에 전쟁터가 된 중동

입력2026-03-09 06:00

※[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7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소재 미국 영사관 밖에서 이란 지지자들이 이란 초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왼쪽)과 이번에 이스라일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소재 미국 영사관 밖에서 이란 지지자들이 이란 초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왼쪽)과 이번에 이스라일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과한 지 몇 시간 만에 미군기지 폭격…이란 ‘두 개의 정부’가 중동을 대혼란으로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이자 보수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으나, 온건파와의 갈등과 미국·이스라엘의 표적 공격 우려로 공식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다.

모즈타바는 4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여러 논란으로 연기됐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그를 ‘순교자의 아들’로 부르며 지지하고 있으나, 온건·실용파들은 그가 중급 성직자에 불과하고 1979년 왕정 폐기 이후 첫 부자 세습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메네이가 생전 아들의 정치 참여를 반대했다는 점과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들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모즈타바를 “무능하다”고 혹평하며, 하메네이가 아들에게 권력을 넘기지 않으려 했던 것도 이런 평가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란 정권을 전면 교체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는 오히려 강경파 성직자들이 신속한 후계자 발표를 촉구하며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차기 지도자 발표가 지연되는 나흘 동안 이란 전선에는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끄는 임시정부는 7일 국영TV를 통해 주변 걸프국에 대한 공격 중단을 약속하고 사과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IRGC가 바레인 주파이르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UAE를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일관성 없는 행동에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UAE는 이란 담수화 시설을 처음으로 공습했고, 이스라엘은 테헤란 일대 연료 시설과 석유저장소, 정유단지 등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일부 탱크가 폭발해 유독가스가 대량 분출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1983년 이후 최악의 유가 폭등…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150달러 시대’ 현실화

중동 사태 여파로 유가가 급등해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8일 휘발유와 경유가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 중인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오르고 경유 가격은 1915.4원으로 4.8원 상승했다. 조태형 기자
중동 사태 여파로 유가가 급등해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는 가운데 8일 휘발유와 경유가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 중인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3.9원 오르고 경유 가격은 1915.4원으로 4.8원 상승했다. 조태형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자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에 돌입했습니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KPC는 불가항력 조항을 근거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 감축을 발표했고, UAE의 ADNOC도 해상 유전 생산량을 조절하며 사실상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사우디 아람코도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이 타격받아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로 WTI 선물가격은 지난주에만 36% 급등해 배럴당 90.9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1983년 시장 개설 이후 43년 만의 최대 상승폭입니다. 브렌트유도 28% 상승해 92.69달러에 달했습니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지속되면 2~3주 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천연가스는 MWh당 13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오전 11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해 중동 정세가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11년 적자 일본 기업이 미국 전투기 화면 만든다…‘탈중국’ 방산 공급망에 한국은 원전으로 승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과 미국이 130억 달러 규모의 첨단 디스플레이 제조 사업을 포함한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입니다. 일본 국책기업 JDI(재팬디스플레이)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해 방산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JDI는 2012년 히타치·도시바·소니의 LCD 사업을 통합해 출범했으나, 한중 업체 부상과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전투기·전차용 디스플레이의 중국 의존도를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이 미국 내 생산으로 이를 해소하려 합니다. JDI의 차세대 기술 ‘eLEAP’은 기존 OLED보다 수명이 3배 길고 밝기가 2배 높아 군사 장비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론에 JDI의 LCD 패널을 사용했습니다.

일본은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2차 투자에 웨스팅하우스 원전(AP1000, SMR) 건설과 구리 정제련 시설도 검토 중입니다. 한국 정부도 APR1400 원전 건설을 제안했으며,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을 계기로 한국과도 원전 논의를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빨리 안 와도 돼, 싸게 보내줘” 미국 소비자 95%의 선택…아마존도 결국 속도 포기

아마존의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 로비. 연합뉴스
아마존의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본사 로비. 연합뉴스

아마존이 배송을 늦추는 고객에게 7% 할인을 제공하는 등 미국 e커머스 업체들이 ‘느리지만 저렴한’ 배송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갭은 최대 9영업일 걸리는 ‘급하지 않은 배송’을 포함한 5가지 옵션을, 버디볼골프는 최대 2주 소요되는 이코노미 배송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은 물류비 급등이 있습니다. UPS와 페덱스는 2020년 이후 기본 요금을 매년 4.9~6.9%씩 인상했고, 부대 비용도 올렸습니다. 페덱스는 저가 상품보다 고가 상품 배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온라인 업체들은 더 저렴한 미국 우체국이나 신생 배송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소비자 인식도 변했습니다. 맥킨지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우선순위 1위는 배송비용으로, 2년 전 1위였던 배송 속도는 5위로 밀렸습니다. 응답자 95% 이상이 빠른 배송보다 4~7일 걸리는 무료 배송을 선호했습니다. 이는 수주가 걸리지만 저렴한 중국 업체 쉬인과 테무의 영향이 큰 탓입니다.

느린 배송의 긍정적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카시아니는 배송 기간을 늘린 후 반품률이 20~30% 감소했으며, 구매 의지가 높은 충성 고객이 유입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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