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수수에 선거 자금 유용까지…강호동 농협 회장 수사선상
선거 공금 유용 정황 등 회장 관련 비위 확인
선심성 포상금 75억 지급·조직 운영 논란도
재단 자금 운용·인사 개입 정황 등 의혹 제기
입력2026-03-09 10:59
수정2026-03-09 11:07
정부 특별감사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선거 비리 의혹과 조직 운영 문제 등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공금 유용 의혹부터 선심성 포상금 집행, 과거 재직 농협과의 자금 거래 논란까지 강 회장을 둘러싼 각종 사례가 감사 결과에 포함됐다.
9일 국무조정실과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가 실시한 농협 특별감사에서 강 회장 선거와 관련된 공금 유용 정황과 보도 무마 의혹 등이 드러났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의뢰하고 96건에 대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감사에서는 선거 관련 공금 유용 의혹이 핵심 사안으로 지목됐다. 농협재단 핵심 간부는 농협 홍보용 쌀국수 구매와 농업인 자녀 모종세트 지원 등에 쓰이는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2024~2025년 강 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에게 답례품과 골프대회 협찬 비용 등으로 4억 90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관련 보도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중앙회 핵심 간부가 강 회장의 선거 관련 금품수수 의혹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언론사에 광고비 약 1억 원을 집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강 회장의 금품 수수 의혹도 제기됐다. 강 회장은 2025년 2월 지역 조합운영위원회로부터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황금열쇠 10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80만 원 수준이다. 감사단은 해당 금품 수수가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했다.
조직 운영에서도 문제 사례가 확인됐다. 2025년 중앙회와 경제지주 이사회는 경제지주 스마트농업 로컬팀을 중앙회로 이관하기로 의결했지만 강 회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단은 이를 이사회 의사결정을 무력화한 사례로 지적했다.
선심성 포상금 집행도 드러났다. 최근 5년 동안 포상금 성격의 직상금 75억 원이 객관적 성과평가 없이 특정 회원조합과 중앙회 부서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상금 가운데 39억 8000만 원은 중앙회장에게 지급됐으며 부회장(18억 8000만 원)·상호금융 대표이사(14억 8000만 원) 등에게도 지급됐다. 임원 관련 회원조합 44곳에는 평균 1000만 원이 지급된 반면 일반 회원조합 732곳에는 평균 300만 원이 지급되는 등 지급 기준도 불균형했다. 중앙회 내부에서는 인사총무부에 4억 원·기획실에 2억 5000만 원이 집중 지원됐다.
재단 자금 운용 과정에서도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농협재단은 2025년 3월과 4월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을 율곡농협에 정기예금 형태로 예치했다. 율곡농협은 강 회장이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약 18년 동안 조합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자회사 인사 과정 개입 정황도 확인됐다. 중앙회 전무이사 등 수뇌부가 인사권이 없는 농협은행 직원들과 인사 상담을 진행했고 중앙회 인사총무부가 상담 결과를 농협은행에 전달한 사례가 드러났다. 감사단은 이를 사실상 인사 청탁 통로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금 유용과 특혜성 대출·계약, 분식회계 등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지적된 96건에 대해서도 농협이 시정 조치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협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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