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1500원 턱밑까지 오른 환율…스위스와 통화스와프도 안 먹혀

[환율 17년 만에 최고 수준]

유가급등·外人 주식 매도 겹쳐

외환당국 구두개입도 역부족

입력2026-03-09 16:24

수정2026-03-09 17:46

지면 5면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인피니티 서울에서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가지수와 환율, 국제유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인피니티 서울에서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주가지수와 환율, 국제유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00원 선 턱밑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급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급격히 커진 영향이다. 외환 당국이 잇따라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지만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는 주간 거래 기준 2009년 3월 12일 장중 고점(1500.0원)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국제유가였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장중 한때 30% 넘게 급등해 배럴당 120달러 선에 근접했다. 유가 급등으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까지 겹치면서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매도 이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매수세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고 이재명 대통령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추정 물량과 수출 업체 네고 물량도 일부 출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한은이 스위스 중앙은행과 18조 5000억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5년 연장한다고 발표했지만 환율 상승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다만 오후 들어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 폭을 줄이자 환율도 1484.50원까지 하락하며 상승 폭을 일부 되돌렸다. 당국 조치보다 유가 흐름이 환율 방향을 좌우한 셈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티븐 추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전략가는 “최근 유가 급등 외에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여럿 존재한다”며 “구두 개입과 실제 달러 매도 개입이 동시에 이뤄졌음에도 환율이 다시 1500원 근처로 반등한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