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도 흔들…‘제2 한전채 쇼크’ 올 수도
LNG값 급등에 적자 장기화 가능성
한전채 발행 확대땐 채권시장 타격
금리 전거래일보다 19.2bp 치솟아
입력2026-03-09 16:37
수정2026-03-09 17:58
지면 3면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 공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고공 행진이 장기화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불거졌던 재무 위기가 재발할 수 있어서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일 한전채 3년물 금리는 직전 거래일 대비 19.2bp(1bp=0.01%포인트) 상승한 3.769%를 기록했다. 지난주 한전채 금리는 전쟁 발발 직후인 3일 12.6bp 상승한 뒤 횡보했는데 주말 새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이날 한 차례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중동 상황에 한전채 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LNG 가격이 발전단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간 총발전량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LNG 발전의 원가가 증가하면 전력 판매 수익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한전은 전기 판매를 독점하고 있지만 판매 가격은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적용돼 원가 변동을 곧바로 소비 가격에 전가할 수 없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LNG 가격이 치솟자 한전은 상당한 영업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한전의 전력구입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155.5원이었던 반면 판매단가는 ㎾h 120.51원에 그쳤다. 전기를 팔수록 손해인 구조는 2024년 초반까지 이어졌고 이 기간 47조 8000억 원의 영업적자가 누적됐다.
이에 채권 시장에서는 2022~2023년 불거졌던 ‘한전채 쇼크’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이 다시 영업적자로 돌아선 뒤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 발행량을 늘리면 과부하에 걸린 채권 시장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당시 한전채 금리는 5.9%까지 상승하는 등 AAA등급 공사채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였다”며 “이번에도 순발행 기조로 돌아서면 금리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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