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빚투 개미, 반대매매에 피눈물…공매도는 웃었다
■급등락 장세에 엇갈린 희비
이란 사태 이후 미수금 2배 폭증
반대매매율 1% 밑에서 6.5%로
신용 더해 ‘주식담보대출’도 급증
공매도는 대규모 쇼트커버링 나서
대차잔액 부담 덜고 이득 챙겨
입력2026-03-09 17:54
수정2026-03-09 18:32
지면 17면이란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됐다. 신용융자는 물론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으며 ‘극한의 물타기’에 나섰으나 급락을 버티지 못하고 강제 청산에 내몰린 것이다. 반면 공매도 세력은 폭락장을 틈타 대규모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에 나서며 증시 급등에 따른 부담을 덜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6300선에서 5000선 초반까지 곤두박질친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개인투자자들의 강제 청산 물량이 대거 쏟아져나왔다. 3월 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조 1488억 원으로 이란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인 2월 27일(1조 526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이란 실제 결제일인 이틀 뒤까지 계좌에 채워 넣어야 하는 금액으로 일종의 ‘외상값’을 뜻한다.
결제일까지 대금을 채워 넣지 못한 투자자가 늘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도 폭증했다. 평소 1%를 밑돌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3월 4일 2.1%를 기록한 후 5일 6.5%까지 치솟았다. 반대매매 액수는 4일 225억 원, 5일 777억 원으로 이틀 만에 1000억 원이 청산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절박함은 주식담보대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폭락장 속에서 개인들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을 피하거나 저가 매수를 위해 보유 주식마저 담보로 내놓았다. 사놓은 주식으로 대출을 받는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2월 27일 26조 3283억 원에서 3월 5일 28조 845억 원으로 3거래일 사이에 1조 7562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2조 6689억 원에서 33조 6945억 원으로 약 1조 원 늘었다. 신용 한도까지 꽉 채운 개미들이 마지막 보루인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아 폭락장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비명 속에 공매도 세력은 축배를 들었다. 주가 급락을 활용해 싼값에 주식을 대거 사들여 갚는 쇼트커버링에 나서며 그간의 공매도 잔액 부담을 털어내고 이득을 챙긴 정황이 파악된다. 2월 27일 156조 5080억 원이었던 대차거래 잔액은 지수가 바닥을 친 3월 4일 127조 3417억 원으로 2거래일 만에 30조 원가량 줄었다. 대차거래 잔액은 향후 공매도를 위해 미리 주식을 빌려 놓은 금액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린다. 주가 폭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분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감소 폭이라는 평가다.
공매도 상환은 코스피지수가 크게 밀린 3월 3일 하루에만 1억 831만 주에 달했다. 개인 반대매매가 폭증했던 3월 5일에도 주식을 새로 빌린 체결량보다 상환량이 600만 주 더 많았다. 개인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강제 청산당할 때 공매도 세력은 개미가 던진 물량을 싼값에 주워 담고 빠져나간 셈이다. 공매도 세력은 쇼트커버링으로 급등에 대한 부담을 털어낸 후 지수가 급반등하자 다시 ‘하방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27조 원대까지 떨어졌던 대차거래 잔액은 지수 급등 이후 다시 공매도가 몰리며 3월 6일 기준 144조 1254억 원으로 재차 불어났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증시 급등락 과정에서 막강한 자금력으로 유연하게 대처하며 이득을 취하는 외국인·기관과 달리 신용과 담보대출 등 레버리지의 덫에 갇힌 개인투자자의 구조적 한계가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며 “증시 급락이 지속될 시 반대매매와 공매도가 하락 폭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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