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60대가 무너진다”…개인파산 60%가 60대, 70%는 1인 가구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분석 1192건 중 60대 이상 58%·1인 가구 70%
86%가 기초생활수급자, 80%는 ‘생활비 부족’이 빚의 시작
무직·단기 일자리·질병에 재파산까지… “노후 파산, 구조적 위험”
입력2026-03-10 06:00
수정2026-03-10 06:00
지면 25면
지난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거친 개인파산 신청자 10명 중 6명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1인 가구 비중도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70%에 이르렀다. 생활비·의료비·주거비 부담에 더해 일자리 단절까지 겹치며 노후의 ‘파산 위험’이 일시적 위기를 넘어 구조화된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센터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유효 데이터 1192건을 분석한 ‘2025년 개인 파산면책 지원 실태’를 9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8516건 가운데 14.0%가 센터를 통해 접수된 건이었다.
60대 이상이 58%… ‘노후 파산’이 대세
분석 결과 60대 이상 신청자는 691명으로 전체의 58.0%를 차지했다. 50대(25.1%)까지 포함하면 83.1%가 중장년 이상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6.5%(435명)로 가장 많았고, 50대 25.1%(299명), 70대 이상 21.5%(256명) 순이었다.
개인파산 신청자의 소득·일자리 기반은 매우 취약했다. 신청자의 86.2%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2023년 83.5%, 2024년 83.9%에 이어 3년 연속 비중이 증가했다. 가구 유형은 1인 가구가 70.4%로 가장 많았다. 이 역시 63.5%(2023년)→68.4%(2024년)→70.4%(2025년)로 매년 비중이 커지며 가족의 도움 없이 빚을 홀로 떠안는 고립된 가구가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제활동 단절도 두드러졌다. 신청자의 84.6%가 무직 상태였고, 60대 이상에서 무직 비율은 88.2%까지 올라갔다. 일자리가 있는 경우에도 상당수가 일용직·단기직에 종사해, 작은 소득 충격이나 예기치 못한 지출에도 곧바로 파산 위험에 내몰릴 수 있는 불안정한 상태로 나타났다.
빚을 키운 원인은 ‘생활비 부족’이 79.5%로 가장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은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노후 파산의 도화선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채무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계기로는 원리금이 소득을 초과한 경우가 89.8%에 달했으며, 그중 ‘질병과 입원’이 방아쇠가 된 사례는 30.2%로 2023년(24.3%)보다 5.9%포인트 증가했다.
생활비·질병이 부른 재파산, 채무는 평균 2억 8700만 원
한 번 파산을 겪고도 다시 절차를 밟는 ‘재파산자’도 적지 않았다. 전체 신청자 중 재파산 비율은 10.6%(126명)였고, 이 가운데 69%(87명)가 60대 이상이었다. 고령층의 경우 빚에서 회복해 다시 자립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신청자의 평균 총 채무액은 2억 8700만 원이었다. 특히 60대 이상은 평균 3억 9400만 원으로, 고령층일수록 장기화된 채무에 따른 이자 누적으로 채무 규모가 더 큰 경향을 보였다.
센터는 2013년 7월 개소 이후 가계 빚으로 고통받는 서울 시민 1만 4610명의 악성부채 3조 9320억 원에 대한 법률적 면책을 지원해 왔다. 한국리서치가 공적채무조정 상담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10점 만점에 평균 9.66점이 나왔다. 특히 응답자의 96%가 “삶이 개선되는 데 매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센터는 개인의 가계 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상담을 비롯해, 개인파산·면책과 개인회생, 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상담 및 접수 지원, 취약계층 금융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재무관리 교육, 기초생활보장·긴급복지 등 복지서비스 연계, 불법사금융 피해자 원스톱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센터와 청년동행센터(강남)를 포함해 서울 전역에 10개 센터를 운영 중이며, 금융 고민이 있는 서울 시민 누구나 전화를 통해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상담 예약이 가능하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센터는 서울시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상담 및 복지서비스의 내실화와 함께 금융취약 어르신 맞춤형 지원사업을 통해 어르신 금융복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금융피해 어르신의 신속한 회복과 재정 자립을 돕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재기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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