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12년째 3만불 박스권…환율 55원 내려야 4만불
원화 약세에 1인당 GNI 0.3% 성장 그쳐
대만·일본에 역전, 국제 순위도 밀려날듯
입력2026-03-10 10:36
수정2026-03-10 10:47
지난해 한국 경제가 1.0% 성장했지만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원화 가치가 연평균 4.3% 하락하면서 성장의 과실 대부분을 환율이 흡수해버렸다. 4만 달러 달성 시점도 성장률보다 환율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GNI는 3만 6855달러로 전년(3만 6745달러)보다 0.3%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5241만 6000원으로 4.6% 올랐으나 달러와 원화 가치 증가율 격차가 4.3%포인트에 달했다. 원화로 번 소득을 달러로 환산하면 그만큼 깎인다는 의미다. 2024년 달러 기준 증가율(1.5%)과 비교해도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 달러에 진입한 뒤 12년째 4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원화 가치 급락으로 3만 5000달러대로 주저앉은 뒤에는 3년째 3만6000달러대에 갇혔다.
명목 GDP도 같은 흐름이다. 원화 기준(2663조 3000억 원)으로는 전년보다 4.2% 늘었지만 달러 기준(1조 8727억달러)으로는 오히려 0.1% 줄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환율 영향이 0이라고 가정하면 2027년 4만 달러를 넘게 된다”고 말했다.
역산하면 2026년 조기 달성을 위해서는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67원 이하로 내려야 한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1422원)보다 55원 이상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1480원대 흐름이 이어진다면 2027년 달성도 불투명하다.
1인당 GNI 국제 비교에서도 환율 역풍이 두드러진다. 2025년 대만의 1인당 GNI는 4만 585달러로 한국을 처음 앞섰다. 2003년부터 한국이 대만을 웃돌았으나 역전됐다. 김 부장은 “정보기술(IT) 제조업 비중이 한국보다 3배 높아 반도체 호황 수혜를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만의 IT 제조업 비중은 22.1%로 한국(7.3%)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일본도 기준년 개편 효과와 자국 물가 상승에 힘입어 3만 8000달러 초반대로 올라서며 한국을 추월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2024년 6위였던 한국이 2025년에는 7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1.0%로 속보치와 같았다. 4분기 성장률은 12월 산업활동동향·국제수지·재정집행 실적 등이 추가 반영되면서 -0.3%에서 -0.2%로 0.1%포인트 상향됐다. 정부소비(+0.7%포인트)와 건설투자(+0.4%포인트), 수출(+0.4%포인트)이 속보치보다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4.7%)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업(-4.5%)과 제조업(-1.5%)이 뒷걸음쳤다.
한은 관계자는 이란 사태 여파와 관련 “장기화 여부에 따라 경제적 여파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조기 종료된다면 올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나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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