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채 금리 4% 넘었다…2금융권 자금조달 부담 가중
시장금리 급등에 3년물 0.17%P ↑
1년 10개월만에 4%대로 올라서
산금채·중금채도 덩달아 뜀박질
카드론 등 대출금리로 불똥 튈듯
입력2026-03-10 18:18
수정2026-03-10 23:42
지면 11면
이란 사태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캐피털채 금리가 2년 만에 연 4%대를 돌파했다. 정책금융 금리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어 서민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3년 만기 ‘AA-’ 등급 캐피털채 발행금리는 9일 4.067%로 전 거래일(3.889%) 대비 0.178%포인트 상승했다. 캐피털채 금리가 4%대를 넘어선 것은 2024년 5월 14일(4.014%) 이후 약 22개월 만이다. 같은 날 3년 만기 ‘AA+’ 카드채 발행금리도 3.925%까지 올라 전 거래일(3.747%)보다 0.178%포인트 뛰었다. 이는 2024년 2월 16일(3.929%) 이후 약 2년 만에 3.9%를 넘어선 것이다.
최근 카드채·캐피털채 등 여전채 금리가 상승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탓이 크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유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이에 국내 국고채 금리도 급등했다. 국고채 3년물 최종 호가 수익률은 이날 오후 기준 3.283%로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3.032%)보다 0.251%포인트 올랐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금융권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특히 캐피털사는 카드사보다 재무 안정성이 낮은 곳이 많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는 시장금리 흐름을 거의 그대로 반영하는 구조”라며 “캐피털사는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이 많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조달 부담이 커지는 업권”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도 불안했던 자금 조달 여건이 이란 사태로 더욱 악화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캐피털사는 올 1월(5660억 원)과 2월(4466억 원) 연달아 캐피털채를 순상환했다. 이달 들어서도 총 5118억 원 순상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 역시 1월 8605억 원, 2월 6462억 원 규모의 카드채를 순상환했고 이달 들어서도 3268억 원을 순상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달 금리 상승이 결국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과 캐피털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권 발행 규모가 줄어들면 개인신용대출이나 할부금융 등에 활용할 조달 여력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과 IBK기업은행이 활용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의 시가평가 수익률(1년 만기)은 이달 9일 2.95%로 전 거래일(2.906%)에 비해 0.04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말(2.862%)과 비교하면 0.088%포인트나 올랐다. 산금채와 중금채 금리는 지난달 9일 2.987%로 정점을 찍은 뒤 2.8%대로 내려오고 있었으나 이란 사태를 계기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다시 3%에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산금채·중금채 금리 상승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조달 비용이 증가해 민간 부문의 대출이자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산은은 기업에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의 5년물 금리도 9일 3.924%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3.572%)에 비해 0.352%포인트나 올랐다. MBS 금리 상승은 정책 모기지 상품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주금공은 MBS 금리가 오르자 올 1월과 2월 보금자리론 금리를 0.4%포인트 높였다. 한 금융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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