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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릴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K바이오벤처 육성 동맹’

■릴리, 삼성바이오와 K바이오벤처 육성 동맹

내년 가동 송도 ‘게이트웨이 랩스’

30개 바이오벤처 입주 규모 조성

릴리 R&D·삼성 생산인프라 결합

삼성 C랩 아웃사이드 ‘바이오’ 확장

입력2026-03-11 07:01

수정2026-03-11 09:49

지면 16면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손잡고 국내 바이오 벤처를 육성한다. 릴리가 해외에서 현지 기업과 협력해 인큐베이팅 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릴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력해 2027년까지 송도에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는 초기 단계 바이오 벤처의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한국은 미국·중국에 이어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가 구축되는 세 번째 국가다. 하지만 해외 거점 가운데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형태로 추진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릴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생산 협력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두 회사가 공동으로 바이오 벤처 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시작하게 되면 벤처 기업의 질적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네트워크 지원…‘벤처발굴-신약개발-생산’ 3각 체계 구축


일라이 릴리가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송도에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신약 연구개발(R&D)을 위한 벤처기업 육성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거점이 가동되면 릴리가 유망 바이오벤처를 발굴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을 맡는 ‘벤처 발굴–신약 개발–생산’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벤처가 연결되는 이른바 ‘K-바이오 삼각 동맹’이 구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릴리가 우선 국내 인큐베이팅 거점의 파트너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두 회사가 오랜 기간 쌓아온 협력 관계와 생산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릴리는 약 10년 가까이 협력 관계를 이어온 파트너다. 특히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생산 과정에서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며 기술 이전 기간을 단축하는 등 신뢰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생산 능력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4만 5000리터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이다. 릴리 입장에서는 비만·당뇨 치료제(마운자로·젭바운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 등 차세대 블록버스터 후보 약물이 상업화 단계에 들어갈 경우 대규모 생산 역량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생산 인프라가 릴리가 한국 바이오 생태계와 협력 거점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송도에 조성될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에는 약 30개 바이오벤처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입주 기업들은 연구 공간과 장비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릴리 연구진으로부터 과학 자문과 공동 연구 기회를 지원받게 된다. 융자 혹은 글로벌 벤처캐피탈(VC) 투자사들과의 네트워크킹도 지원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연구 네트워크와 연결됐다는 사실이 바이오벤처의 기술력을 보증하는 신호로 작용해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멘토링과 연구 협력을 제공하는 구조는 초기 단계 바이오벤처가 연구개발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이 같은 인큐베이팅 모델은 이미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로 릴리는 2025년 중국 베이징에 게이트웨이 랩스를 개소하고 현지 바이오벤처를 대상으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 개소 당시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국 바이오벤처 ‘4B 테크놀로지스’가 첫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약 3900만 달러(약 5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프로그램을 거친 기업들은 지금까지 총 약 3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50개 이상의 후보 신약 및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송도 거점 역시 이러한 글로벌 인큐베이팅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바이오벤처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릴리의 연구 네트워크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인프라가 결합하면 국내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신약 개발 생태계에 편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송도 거점이 가동되면 벤처 발굴과 육성, 생산이 연결되는 새로운 협력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C랩 아웃사이드, 바이오까지 확장… K바이오 생태계 지원 드라이브


한국에 2027년에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를 가동하게 되면 릴리의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약 후보 물질뿐만 아니라 릴리가 개발 중인 신약과 연관된 신생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협약은 삼성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가 바이오 산업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18년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C랩 아웃사이드는 2024년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까지 확산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한 국내외 유망 바이오텍 투자, 국내 바이오텍과의 동반 성장 세미나 개최,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강화 등 K바이오 생태계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릴리와의 협력은 글로벌 빅파마의 우수한 오픈 이노베이션 역량을 통해 국내 유망 바이오텍에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기적 상생협력 모델의 확산을 통해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3월 11일 (수) 1면 언박싱 [ON AIR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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