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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00억 R&D·52조 시설투자…‘AI 초격차’ 향한 삼성의 정공법

지난해 연구개발 37.7조 사상 최대

시설투자 52.7조 계획 대비 5조 ↑

EUV 도입해 선단공정 인프라 선점

이재용 “어려워도 투자…기술이 미래”

입력2026-03-11 07: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일평균 약 1000억 원의 연구개발(R&D)비를 집행하며 ‘기술의 삼성’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시설투자(CAPEX)도 애초 계획 대비 5조 원 늘어난 52조 원을 쏟아부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굳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선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본지 2월 15일자 1·5면 참조

사상 최대 37.7조 R&D…특허만 2만 건 훌쩍

10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한 37조 7403억 원을 지출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1040억 원을 기술 개발에 투입한 셈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1.3%로 전년(11.6%)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규모 투자는 미래 핵심 기술 자산 확보로 이어져,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국내 특허 1만 639건과 미국 특허 1만 347건을 신규 취득했다.

1c D램·HBM4 앞세워 AI 메모리 주도권 탈환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인공지능(AI) 산업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6세대 제품 HBM4의 양산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인공지능(AI) 산업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6세대 제품 HBM4의 양산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러한 천문학적인 R&D 투자는 메모리 한계 돌파와 차세대 공정 수율 안정화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최고 성능을 구현한 HBM4를 양산·출하하며 AI 칩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았다. 최선단 공정인 10나노 6세대 D램(1c)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기술 격차를 벌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D램은 AI 시장 내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춤형 반도체(ASIC) 수요에 대응해 성능 경쟁력을 갖춘 HBM4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용량 DDR5, LPCAMM2, GDDR7 등 AI 연계 제품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외 영역에서도 차세대 기술 고도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24Gb GDDR7 D램과 10나노급 6세대 서버용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부문에서는 파운드리 사업부가 올해 하반기 2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목표로 잰걸음을 하고 있으며, 시스템LSI 부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통해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연산 성능을 최대 39% 끌어올렸다.

시설투자 52조 ‘통 큰 배팅’…반도체 인프라에 90% 집중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인공지능(AI) 산업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6세대 제품 HBM4의 양산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인공지능(AI) 산업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6세대 제품 HBM4의 양산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래를 대비한 시설투자에도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시설투자에 총 52조 7000억 원을 집행했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5조 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전체 시설투자의 90%에 육박하는 47조 5000억 원이 반도체(DS) 부문에 투입됐다. 평택 캠퍼스 중심의 생산 인프라 확충,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선제 확보, 그리고 기흥 캠퍼스에 들어설 초대형 첨단 R&D 복합단지 ‘NRD-K’ 건립 등 장기적인 관점의 생산 및 연구 기반을 다지는 데 막대한 자금이 쓰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 파운드리, 어드밴스드 패키징(AVP)을 모두 아우르는 ‘턴키(일괄 생산)’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GPU와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는 ‘수직 적층 HBM(zHBM)’ 등 융복합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의 맞춤형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에이전틱 AI’ 로봇 융합…이재용의 ‘본원적 경쟁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22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넘어선 완제품 생태계의 AI 혁신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사업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하드웨어에 삼성의 AI를 더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에이전틱 AI’ 로봇을 개발하는 등 미래 융합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방위적 투자는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기술 확보에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당장의 시장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고 ‘본원적 경쟁력’을 키워 다가올 더 큰 AI 호황기를 주도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정공법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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