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韓개미들, 레버리지 ETF 중독” 경고하는 외신 …“한국인 제발 팔지마” 외치는 미국인들
입력2026-03-11 10:43
수정2026-03-11 14:18
중동 사태 여파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식 추종 레버리지 ETF에 대거 몰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열풍이 중독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폭락할수록 산다”…한국 개미, 레버리지 ETF로 몰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에 상장된 한국 주식 추종 레버리지 ETF 거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6일까지 미국에 상장된 한국 주식 추종 ETF로 유입된 자금은 215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다.
이전 3개월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약 20%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외신이 특히 주목한 상품은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X’(KORU) ETF다. 이 상품은 ‘MSCI 코리아 25/50’ 지수의 하루 변동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블룸버그는 “한국 데이트레이더 사이에서 거의 중독적인 취미처럼 자리 잡았다”고 표현했다.
경기 화성에 사는 개인 투자자 박모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 거래 시간이 시작되는 밤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으며 KORU ETF를 매매한다.
박 씨는 한국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이를 기회로 본다. 실제로 지난주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때 프리마켓에서 KORU ETF가 40% 이상 급락한 것을 보고 곧바로 매수에 나섰다.
그는 “반도체 업황이 좋고 KORU는 한국 반도체 주식 비중이 높다”며 “한국 증시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손실을 세 배 빠르게 회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40% 급락→하루 15% 급등…변동성 커질수록 몰린다
이 같은 투자 방식은 실제 자금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급락 당시 하루 동안 1억9000만달러(약 2600억원)가 이 ETF로 유입됐다. 현지 예탁 데이터에서는 3월 유입 자금의 30% 이상이 한국 투자자 자금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인도 경제지 민트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글로벌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ETF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이 레버리지 또는 인버스 상품에 집중돼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자들을 바라보는 반응이 담긴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 등에는 한국 주식 관련 레버리지 ETF 투자 흐름을 언급하며 “한국인들아 팔지 마라”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외인 큰손’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투자 시장에서는 결국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최근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여파로 한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이런 투자 패턴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KORU ETF는 3월 첫 주에만 40% 이상 하락했다가 하루 만에 15.69% 급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투자 열풍도 이런 흐름을 키우고 있다. KORU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비중이 높다. 비슷한 상품인 반도체 레버리지 ETF SOXL 역시 3월에만 20억달러 이상 자금이 유입됐다.
박 씨는 레버리지 투자 심리에 대해 “직접 큰 손실을 겪기 전까지는 ‘오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 “동전 던지기 투자”…전문가들 “레버리지 베팅 위험” 경고
전문가들은 이런 고위험 투자가 오히려 한국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매튜스 아시아의 션 테일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이달 초 한국 증시 급락이 더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ETF 구조 자체의 위험성도 거론된다. 이 상품은 일반적으로 매일 수익률을 재설정하는 구조여서 장기간 보유할 경우 실제 수익률이 기초 지수 사이 큰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CLSA증권 코리아의 심종민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맞추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틀린 쪽에 서면 투자금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증권사에 해외 투자와 환율 변동 위험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도록 요구했고, 해외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자에게 온라인 의무 교육도 도입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금지돼 있으며 지수 ETF 레버리지는 최대 2배로 제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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