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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콩팥의 날’ : 고칼륨혈증 관리가 중요한 만성콩팥병

정성진 가톨릭의대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

입력2026-03-11 17:27

수정2026-03-11 18:25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콩팥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AI 이미지.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콩팥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AI 이미지.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신장)의 날(World Kidney Day)’이다. 콩팥 질환의 예방과 조기 진단, 그리고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기념되는 날로, 올해는 3월 12일이다. 이를 맞아 대한신장학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과 홍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이제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0%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 되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심혈관 질환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질환이 더 진행해 말기콩팥병에 이르면 평생 투석 치료를 받거나 콩팥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콩팥 질환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 전체의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보건 문제다.

‘세계 콩팥의 날’ 기념 포스터
‘세계 콩팥의 날’ 기념 포스터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만성콩팥병은 대부분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환자들이 콩팥 기능이 저하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병이 진행된 후예야 인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콩팥병의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이다.

‘세계 콩팥의 날’ 기념 포스터
‘세계 콩팥의 날’ 기념 포스터

콩팥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액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장기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이러한 항상성 유지 능력이 약해지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고칼륨혈증이다. 고칼륨혈증은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해질 이상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칼륨을 배설하는 능력이 떨어져 혈중 칼륨 농도가 쉽게 상승한다. 칼륨은 신경과 근육 기능, 심장의 전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전해질이지만,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치명적인 부정맥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고칼륨혈증의 유병률은 약 10~20% 이상으로 보고되며, 콩팥 기능의 저하가 심하거나 심부전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그 빈도가 더욱 높다. 또한 고칼륨혈증은 단순한 검사 수치의 이상을 넘어 입원 증가와 심혈관 사건, 심지어 사망 위험 증가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칼륨혈증 관리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만성콩팥병 치료 전략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예후 개선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억제제는 단백뇨 감소와 콩팥 보호, 심혈관 사건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약물은 혈중 칼륨 농도를 상승시킬 수 있어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감량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중요한 약물의 투여 중단이 장기적으로 콩팥 기능 악화나 심혈관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칼륨혈증에 관한 설명 이미지.
고칼륨혈증에 관한 설명 이미지.

다행히 최근에는 고칼륨혈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듐지르코늄사이클로규산염(Sodium Zirconium Cyclosilicate)과 같은 새로운 칼륨결합제가 국내에도 도입되면서, 고칼륨혈증을 조절하면서도 기존의 RAAS 억제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약물은 장내에서 칼륨을 선택적으로 결합해 배설을 촉진함으로써 혈중 칼륨 농도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임상 연구에서도 만성콩팥병이나 심부전 환자에서 칼륨 조절과 치료 지속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세계 콩팥의 날을 맞아 우리는 만성콩팥병 관리에서 고칼륨혈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고칼륨혈증은 단순한 전해질 이상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 전략과 장기적인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임상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콩팥은 말없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한다. 그러나 그 기능이 약해지면 우리의 삶 역시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그 소중한 장기를 지키는 일은 결코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세계 콩팥의 날을 계기로 콩팥 건강의 중요성과 전해질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정성진 가톨릭의대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
정성진 가톨릭의대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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