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간 위성사진, 중국 거쳐 이란에 넘어갔다
적대국에 주요정보 노출 우려
美 비공개 4일서 14일로 늘려
입력2026-03-11 18:04
민간 우주산업의 발달로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이란과 전쟁을 치르는 미군에는 약점이 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인공지능(AI)을 통한 사진 분석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전쟁터가 육해공을 넘어 우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랩스는 위성사진 촬영 후 14일 동안 비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적대국들이 플래닛랩스의 중동 위성사진을 미국 및 동맹국 공격에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원래 플래닛랩스는 촬영 후 수 시간 내에 고객에게 위성사진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이달 6일 위성사진 비공개 기간을 나흘로 늘렸다. 그러나 민간 위성사진의 군사 용도 활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돼자 비공개 기간을 더 늘린 것이다. 플래닛랩스는 위성사진 공개 지연 구역도 이라크와 쿠웨이트 등 인근 분쟁 지역에서 이란 본토와 걸프 지역 군사기지로 확대했다. 플래닛랩스는 비공개 정책 강화는 일시적이며 분쟁 전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래닛랩스는 2023년 가자 전쟁 당시에도 위성사진 비공개 기간을 30일로 설정한 적이 있다.
한때 미 우주사령부의 극비 정보였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이제 누구나 접근하도록 빗장이 열렸다. 미국의 우주산업 전문 매체 새트뉴스에 따르면 최근 수 주간 중국의 민간 위성사진 업체인 미자르비전이 중동 전역의 미군 및 동맹군 자산에 대한 고해상도 위성 분석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이런 사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배포돼 사실상 이란군과 연계 세력을 위한 대리 정보·감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새트뉴스는 지적했다. 미자르비전은 자체 위성이 없으며 밴터와 플래닛랩스 등 미국 민간 위성 업체로부터 사진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적의 위성사진이 중국을 거쳐 이란의 공격을 돕고 있는 셈이다. 영국 공군 중장 출신의 방위산업 컨설턴트 크리스 무어는 “우주에서 모든 것을 감시하는 눈이 급증하면서 군사력의 은폐와 기만 작전 수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우주기술은 AI와 만나 핵심적인 군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에 참여한 국가들이 위성사진을 통한 감시뿐 아니라 적외선 감지 기능을 가진 위성을 통해 적국의 미사일을 발사와 동시에 감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많은 사진을 분석하는 데 AI가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미군의 사이버·우주전력이 “이란의 보고, 통신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교란한 선제 행동 주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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