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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드론 vs 60억원 미사일…현대전 바꾸는 ‘가성비 무기’

입력2026-03-12 15:52

땅엔 쿠르드족 하늘엔 드론 떼, 현대전 최강 무기는 드론?

2024년 11월 14일 우크라이나의 한 연구실에서 우크라이나 장교가 러시아가 발사했다가 격추된 샤헤드 드론의 열압력 탄두를 보여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4년 11월 14일 우크라이나의 한 연구실에서 우크라이나 장교가 러시아가 발사했다가 격추된 샤헤드 드론의 열압력 탄두를 보여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처음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드론의 앞부분이 보였어요.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 건물 전체가 산산조각 났습니다.”

미 육군 예비역 부대인 제103지원사령부 소속 코리 힉스 중사(37)는 지난 1일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구에서 벌어진 공격을 이렇게 회상했다. 힉스 중사와 전우들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요격되는 동안 방공호로 대피해 있다가 ‘상황 종료’ 신호를 받고 작업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직후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군 6명이 사망하는 참변이 발생했다.

미 ABC뉴스는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에서 치료 중인 힉스 중사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힉스 중사는 폭발로 비장에 연결된 동맥이 파열되고 얼굴과 팔에 파편을 맞았다. 이 때문에 현재 표정을 짓기 어려운 상태의 안면 신경 손상을 겪고 있다. 그와 불과 1.5m 떨어져 있던 니콜 아모르 중사는 전사했다.

이번 공격은 30년 넘게 전쟁이 없었던 쿠웨이트에서 발생해 미군 사이에서도 충격이 컸다. 힉스 중사는 “우리는 쿠웨이트에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했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공격으로 부상한 미군의 피해도 예상보다 심각했다. CBS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수십 명의 미군이 외상성 뇌 손상과 파편상, 화상 등 중상을 입었고 최소 1명은 팔다리 절단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30여 명의 미군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독일로 후송된 약 20명의 상태가 특히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군 7명이 전사하고 최소 140명이 부상했다.

저가 무기로 방어망 흔드는 ‘가성비 전쟁’

이처럼 대이란 전쟁은 현대전에서 드론이 얼마나 위협적인 무기로 자리 잡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입증된 드론의 위력은 중동 분쟁에서 다시금 확인됐다. 대량 투입된 드론이 방공망을 흔들고 군 기지와 주요 시설을 타격하면서 전쟁 양상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론은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 대비 큰 효율이다. 전투기나 순항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탱크·장갑차·방공 시스템 등 고가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고, 병력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작전을 수행해 인명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란의 공격용 무인기 ‘샤헤드(shahed)-136’ 발사 모습.  X 갈무리
이란의 공격용 무인기 ‘샤헤드(shahed)-136’ 발사 모습. X 갈무리
이란의 공격용 무인기 ‘샤헤드(shahed)-136’. AP 연합뉴스
이란의 공격용 무인기 ‘샤헤드(shahed)-136’. AP 연합뉴스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대표적 공격용 드론은 이란산 ‘샤헤드-136’이다. 가오리 모양의 이 무기는 약 30~50㎏의 폭약을 싣고 최대 2000~2500㎞를 날아가 목표물에 충돌하면서 자폭한다. 속도는 시속 약 180㎞. 순항미사일이나 항공기보다 느리지만 체공 고도가 4000m 이상으로 높아 고도를 낮추기 전에는 휴대용 대공미사일(맨패즈)이나 개인화기로 요격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샤헤드는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샤헤드의 대당 가격은 약 2만달러(약 3000만원)로, 이를 요격하는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한 발당 약 400만달러·약 60억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값싼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해 상대의 고가 방어 체계를 소모시키는 ‘가성비 공격’ 전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란은 세계에서 자폭 드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유대인 미국 국가안보연구소(JINSA)’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까지 수천 대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를 소모한 뒤에도 올해 초 약 1000대를 추가 확보해 전력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개전 초기 48시간 동안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등을 향해 미사일 385발과 드론 881대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드론 전술’ 전수…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대응 전략’ 공유

드론의 위협이 커진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된 전술의 확산도 있다. CNN은 11일(현지시간) 서방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익힌 드론 운용 노하우를 이란에 전수해, 미국과 걸프 국가를 겨냥한 공격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샤헤드 드론을 수십 대씩 동시에 띄워 방공망을 교란하거나 비행 경로를 수시로 바꾸는 노하우를 발전시켰다. 과거에는 단순 정보 공유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에서 검증된 ‘전술적 조언’ 단계로 지원이 진화했다는 게 서방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러시아 위성군이 중동 내 미군 부대, 함선,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이란에 넘긴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역으로 대응 전략을 지원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요르단 등 페르시아만 지역에 드론 요격 전문가들을 파견해 샤헤드 격추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대당 5000달러(약 740만원) 수준의 저비용 요격 드론과 신형 로켓을 활용해 러시아의 드론 공세를 무력화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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