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베끼기” vs “짝퉁업체 매도”…법정서 공방 벌인 젠틀몬스터·블루엘리펀트
젠몬 “16개 선글라스 모방에 30억 상당 손해 입어
동일하게 카피한 제품 판매에 패션산업 치명적 피해”
블루엘리펀트 “구성 단순한 안경 특성상 유사성 높아”
입력2026-03-12 17:29
일명 ‘제니 선글라스’로 잘 알려진 젠틀몬스터가 블루엘리펀트의 제품 16종이 자사의 제품을 모방했다며 낸 민사소송의 첫 재판이 12일 열렸다. 양측은 안경 디자인을 둘러싼 표절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는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블루엘리펀트의 16개 선글라스 제품이 자사의 제품을 모방했다며, 3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고 측은 “피고는 원고가 출시한 인기 제품들을 불과 수개월 내지는 1년 미만 안에 동일하게 카피한 제품들을 시장에서 판매했다”며 “전문가 의견서와 3D 스캐닝 분석에 따르면 거의 그대로 표절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수준의 동일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의 선글라스 제품에서 안경 알을 빼서 피고의 제품에 끼울 수 있을 정도로 동일하다”며 “무분별한 모방 행위로 인해 상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베끼기로 패션산업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엄중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블루엘리펀트는 모방 제품이 아니라고 맞섰다. 피고 측은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제품 외에 많은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저작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마치 피고 회사를 짝퉁 업체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고는 법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소송의 쟁점인 안경 디자인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피고 측은 안경은 알과 브리지, 다리 등의 몇 가지 요소로만 구성된 만큼 3D 스캐닝 분석에서는 양 측 제품의 유사성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경 알이 호환된다는 원고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외에도 안경 알이 호환되는 제품은 꽤 있다”며 “단순히 안경 알이 호환된다는 이유로 유사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피고 측은 “재판부는 물론 저도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데 안경은 비슷한 형태가 많이 있다”며 “착용감이나 브랜드, 소재 등의 영향을 받아 제품을 고르는 것이지 디자인만을 보고 고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원고 측은 “시장에서는 피고를 제2의 젠틀몬스터라고 인식할 정도인데 이는 소비자들이 양 제품을 그렇게 볼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피고는 원고의 제품이 부정경쟁방지법상 ‘통상의 형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여기서 통상의 형태는 해당 제품 분야에서 흔히 보이는 진부한 디자인이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젠틀몬스터 제품의 경우 이 같은 통상의 형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과 동종의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4년 12월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피해 보전을 위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10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 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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