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두고 부산·대구·광주·천안 맞붙는다
■하반기부터 후보지 선정 작업
치과 1335곳에 인력 풍부한 부산
연구·임상·산업 ‘완결형 생태계’
대구는 고부가 의료기기 산업 연계
광주, 대학수·R&D 투자 앞세워
천안도 연구원 부지 5162㎡ 확보
입력2026-03-12 17:29
수정2026-03-12 18:38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을 둘러싼 지자체 간 입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내 후보지 선정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의학 기초 연구와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을 잇는 국가 연구 거점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재 구도는 부산, 대구, 광주, 충남 천안이 맞붙는 ‘4파전’ 양상이다.
12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올해 상반기 중 공모 기준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후보지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부산시는 연구와 임상, 산업이 한데 연결되는 ‘완결형 치의학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부산에는 치과 병·의원 1335곳과 기공소 489곳 등 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고 종사자만 약 9600명에 달한다. 매년 6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등 교육 인프라도 탄탄하다. 여기에 오스템임플란트 생산공장을 비롯해 디오, 코웰메디, 포인트임플란트 등 주요 기업이 자리 잡고 있어 연구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후보지로 검토되는 강서구 명지지구는 김해국제공항과 부산신항,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와 인접해 국제 연구 협력과 물류 접근성이 뛰어난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대구는 치과 의료기기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연계형 연구 거점’ 전략을 내세우며 추격전에 나섰다. 대구시는 올해 초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추진단장을 경제부시장에서 시장 권한대행으로 격상하며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대구에는 치과 관련 기업이 42개 사로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 3위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생산액과 부가가치 규모 역시 전국 2위에 달한다.
특히 국내 10대 치과 기업 가운데 메가젠과 덴티스가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어 연구개발과 의료기기 산업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는 치의학 연구 인력과 학계 인프라의 ‘밀도’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국 11개 치과대학 중 전남대와 조선대 등 두 곳이 한 도시에 위치한 유일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수도권을 제외하면 치과대학 수 전국 1위, 연구개발 투자액 비수도권 1위 등 독보적인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 인프라도 탄탄하다. 양대 대학치과병원을 필두로 15개 치과병원과 600여 개의 치과의원이 집적돼 있으며, 생체의료소재부품센터 등 산업 지원 시설도 완비된 상태다.
후보지인 광주첨단3지구는 AI 데이터센터 및 광기술 연구기관이 인접해 있어, 디지털 치의학 연구와 첨단 의료기기 산업을 융합해 육성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충남 천안은 애초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이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역 공약을 바탕으로 유치 작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대선 공약을 근거로 단독 입지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입지 결정이 전국 공모 방식으로 바뀌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충남과 천안시는 공약을 전제로 한 준비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해 온 만큼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대응 전략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천안시는 올해 1월 천안아산 KTX역세권에 연구원 설립 부지 5162㎡를 확보했고 유치 타당성 연구용역도 마무리했다. 충남도와 단국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과 협약을 체결해 치과 재료 평가·인증과 치의학 장비 상용화 지원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디지털 치의학과 치과 의료기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국가 연구 거점의 위치는 향후 산업 지형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모 평가 과정에서 연구 역량과 산업 연계성, 정책 타당성 등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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