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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거래한 은행 폭파…사이버 테러에 민간기업도 피해

[이란, 전방위 맞불 보복]

해커그룹 美기업 시스템 오류 일으켜

통신 등 핵심 인프라 겨냥까지 거론

이란, 드론으로 美 본토 타격 우려도

입력2026-03-12 17:51

지면 4면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양측 간 충돌 전선이 전방위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 미군 기지 등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던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나서며 전장이 디지털 공간으로 확대되는 양상까지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통신 등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종전 기대와 달리 중동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함께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전역의 50개 이상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IRGC는 북부 하이파, 중부 텔아비브, 남부 비르셰바의 이스라엘 군사 기지에 “고통스러운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군 역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의 정보 본부를 포함한 헤즈볼라 지휘 체계를 타격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충돌은 사이버 공간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스트라이커가 친이란 성향 해커그룹의 공격을 받아 시스템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이커는 전 세계에서 약 1억 5000만 명 이상의 환자에게 의료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데 10일 자정 무렵부터 사내 전산 시스템의 오류로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겪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해킹 그룹 ‘한다라’는 “미국이 이란 내 초등학교를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께 등장한 한다라는 이란 당국과 연계 의혹을 받는 조직이다.

미국 대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이란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나타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보 전문가들은 줄곧 이란이 군사적 압박에 직면할 경우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트라이커 사건은 이번 분쟁이 사이버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추가적인 디지털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고 분석했다.

금융 인프라를 향한 위협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란중앙은행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금융 거래가 일시적으로 마비된 것으로 알려지자 ‘눈에는 눈’ 방식의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란은 테헤란에 있는 은행 지점을 미국·이스라엘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폭파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1일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금융 키사스’를 언급했다. 키사스는 가해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처벌을 가하는 이슬람법의 형벌 원칙을 의미한다. 이에 중동에 진출한 글로벌 금융사들은 사무실을 폐쇄하거나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일각에서는 미국 본토가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ABC방송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캘리포니아주 경찰 당국에 이란의 보복성 드론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ABC가 입수한 정보 보고서에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이 미국 연안에 접근한 선박에서 드론을 발진시켜 기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정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서는 올해 2월 초 작성돼 같은 달 말 경찰 당국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FBI와 긴밀히 협력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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