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내 유류세 낮춰 추가 인하…손실 메울 재정 전망치는 공개 안해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경유, 이달 넷째주까지 1713원
유류세 인하율 20%땐 164원↓
도서 지역·고급휘발유는 제외
정유사 손실분은 분기 사후정산
수출물량도 작년 100%로 제한
입력2026-03-12 19:00
수정2026-03-12 23:35
지면 5면
정부가 국내 휘발유·경유·등유의 최고 가격을 제한하고 해외 수출도 제한하면서 당분간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제품 가격을 통제해 주유소 판매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다만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의 구체적 손실 규모나 손해를 보전해줄 정부 재원 마련 방안 및 최고가격제 해제 요건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가 13일 시행되는 최고가격제에 따라 앞으로 2주 동안 경유 가격이 ℓ당 1713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가격은 3월 넷째 주까지 유지된다.
이후 정부는 1차 최고 가격(세전)에 국제유가 상승률을 곱한 뒤 각종 제세금을 더하는 식으로 2차·3차 최고 가격을 결정해나가며 시장을 통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재정경제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2차·3차 최고 가격 결정 때는 유류세 추가 인하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현재 휘발유 기준 7%인 유류세 인하율이 20%로 확대된다고 가정하면 인하 효과는 ℓ당 57원에서 164원으로 확대된다. 유류세 인하율을 최대치인 37%까지 늘리면 인하 효과는 ℓ당 304원으로 더 커진다.
정부는 이처럼 SK에너지·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공급 가격 상단을 제한하면 소매 가격이 덩달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 판매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크고 경영 전략, 운영 방식 등에 따라 상이해 일률 규제가 곤란하다”며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을 고시하면 소비자들은 각 주유소가 비싼 주유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선택적 소비재인 고급 휘발유는 이번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 품목에서 제외하고 해상운송으로 별도의 운송 비용이 필요한 도서지역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이 지역은 5% 이내의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 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로 인해 손실을 보는 정유사들에 그 손실분을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준다는 방침이다. 정유사가 자체 원가를 감안해 손실액을 자체 산정하고 정산을 요청하면 정부가 회계·법률 등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개최해 검증한 뒤 정산해주겠다는 것이다. 정산 주기는 분기(3개월)로 정했다.
다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이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유사가 손실을 보전받으려면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는 영업 기밀을 내놓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산위원회가 정유사의 적정 이윤이 얼마인지를 판단하기 어렵고 정유사도 결정된 정산액을 수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손실 보전의 법적 근거(석유사업법 제23조 3항)가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인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정유사의 손실을 100% 보전하지 않고 비용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손실 보전을 위한 재원 방안 마련이나 재정 소요 규모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유지 기간이나 제도 종료 요건도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국제유가 변동 폭이 크고 중동 정세 불안이 존재하고 있어 해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해제 요건 역시 공급 가격이 얼마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기보다는 상황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및 전쟁 전으로 돌아가 석유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판단되면 최고가격제를 종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최고 가격 지정 시 정유사·주유소 등의 반출 감소와 판매 기피 가능성에 대비해 휘발유·경유·등유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고시를 발표하고 이 제도를 13일부터 2개월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유사는 월간 반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는 정유사들의 수출 가능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의 100% 수준으로 제한하고 필요시 추가 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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