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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불안에 15억이하 오픈런, 가계대출 뇌관 되나

입력2026-03-13 00:01

지면 31면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고질적인 집값 불안 속에 15억 원 이하 급매물을 선점하려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강남 3구와 용산의 집값 상승세가 꺾였지만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흐름은 여전히 우상향이다. 대출 규제가 사실상 15억 원을 심리적 기준선으로 만들어 놓은 영향이 크다.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를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묶었다. 그 결과 15억 원 이하 아파트로 거래가 몰리면서 가격까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수도권 주택 거래 중 15억 원 이하 주택의 비중은 96.2%로 전년 3월보다 7.6%포인트나 확대됐다.

문제는 풍선효과다. 고가 주택을 겨냥한 규제가 중저가 대출 수요를 자극해 가계대출 증가의 뇌관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도 15억 원 이하 주택 거래 확대를 가계대출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 구간은 대출 한도가 6억 원이지만 건당 대출 유발 규모가 커 거래 증가가 가계부채 확대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를 부추기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2월 전체 가계대출은 소폭 줄었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000억 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2금융권 주담대가 3조 8000억 원 급증했다.

세제와 대출 규제로 일부 지역의 집값을 일시적으로 누를 수는 있지만 풍선효과라는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15억 원 이하 아파트들의 거래량 급증과 가격 상승에 이은 대출 확대는 그 전조로 읽힌다. 실수요자가 원하는 도심 아파트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집값 상승 압력은 언제든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부동산 대책의 초점을 보유세 개편 등 세제에 맞추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향후 1~2년간 공급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도심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고 교통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서민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집값 불안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오픈런’도 멈춰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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