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월 60만원 시대…교육개혁 더 미뤄선 안 돼
입력2026-03-13 00:01
지면 31면
경기 양극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0만 원을 넘어섰다.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조 7000억 원(5.7%) 낮은 27조 5000억 원으로 5년 만에 감소했다. 하지만 사교육을 받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60만 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초중고교 학생 수가 502만 명으로 12만 명(2.3%) 줄고 사교육 참여율도 3.5%포인트 하락했지만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되레 늘었다.
이는 사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열풍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그 바탕에는 공교육의 구조적인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초등 의대반’ 등 극단적인 선행 학습과 중학교에서 수능 기본과목을 미리 끝내려는 수요가 늘면서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사교육 열풍의 바탕에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채워주지 못하는 공교육의 한계에다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의 단절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크게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사교육비 지출 금액 간,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저소득층은 경제적 한계로 사교육 포기로 내몰리고 있다.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의 병폐는 말로 다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갉아먹어 내수 침체를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합계출산율 0.8명대라는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생을 야기하는 핵심 원인이기도 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 등 교육단체들이 이날 성명에서 사교육 양극화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교육 병폐를 타파할 해법은 결국 공교육 정상화다. 교육부가 이달 발표할 사교육비 부담 완화 대책에는 학교가 수월성과 맞춤형 교육을 품어내는 공교육의 질적 제고 방안이 담겨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교육교부금제도 개편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 교육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지만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긴 호흡으로 공교육 정상화라는 원칙 아래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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