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법 106일만에 통과…유아 ‘레테’ 전면 금지된다
여야, 본회의서 법안 53건 의결
임금체불시 징역 최대 3년서 5년↑
이공계 출입국 심사 우대 등 지원
해킹 처벌·불법스팸 등 규제 강화
예결위원장에 민주당 진성준 선임
입력2026-03-12 18:20
수정2026-03-12 23:40
지면 8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발의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처음 발의된 지 106일 만에 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계류를 이유로 관세 재인상을 압박하자 여야가 오랜만에 힘을 합쳐 속도전에 나선 결과다. 이를 비롯해 유아의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법안 등 총 53개의 비쟁점 민생 법안이 여야 합의 처리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안을 재석 242인 중 찬성 226인으로 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법안 가결 후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법 통과로 한미 관세 합의 이행을 위한 제도적·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법안 심사를 위해 애써주신 대미투자특별위원회 위원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다”고 반겼다.
대미투자특별법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시행을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사의 자본금은 2조 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하고 출자 시기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공사에는 한미전략투자기금이 설치된다. 기금 재원은 공사 출연금과 한미전략투자채권을 발행해 조성한 자금 등으로 마련된다. 정부는 대미 투자 사업을 국회에 사전 보고하도록 했다.
유아를 사교육 경쟁에 밀어넣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법안(학원법 개정안) 등 민생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유아 대상 학원이 신입생을 모집하거나 수준별로 반을 배정할 때 실시하던 각종 시험과 평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한 학원은 등록 말소 또는 1년 이내의 교습 정지를 받을 수 있다.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형량을 최대 징역 3년에서 5년으로 높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또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에 따라 임금체불 사업자에 대한 형량은 기존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징역 5년 이하,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와 직결된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사업장에서 발생한 임금체불 규모만 2조 678억 원에 달한다.
또 핵심 이공계 인력의 출입국 심사를 우대할 수 있는 근거(국가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 개정안)가 마련됐다. 핵심 이공계 인력이 해외 연구 활동 등으로 인한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장시간 대기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담았다.
개인정보 해킹 사고 방지 의무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가결됐다.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침해 사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반복적 침해 사고에 따른 과징금, 침해 사고 관리·대응 매뉴얼, 침해 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 구제 등이 도입된다. 아울러 불법 스팸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광고성 정보 전송 관련 의무 위반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관련 의무를 위반한 경우 매출액의 6% 이하로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12·29 여객기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응급의료법 개정안 등도 통과됐다.
이와 함께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법안 의결에 앞서 공석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3선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진 의원은 무기명으로 실시된 보궐 투표에서 총투표수 257표 중 203표를 받아 당선됐다. 진 의원은 “주가지수나 수출액이 보여주듯 새 정부 들어 우리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갑작스러운 중동 사태로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며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편성으로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각국의 무역장벽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외무역법 개정안 등 16건의 비쟁점 법안을 의결했다. 대외무역법 개정안은 정당한 통상 이익이 지속해서 침해될 경우 수출입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통상 분쟁으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통상지원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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