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듣기

  • 글자 크기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기사 공유

  • 북마크

  • 다크모드

  • 프린트

네이버 채널구독

다음 채널구독

박재현 사장 교체로 ‘4자 연합’ 갈등 일단락…내부 반발이 관건

[한미약품, 신규 이사 후보 확정]

‘4자 연합’ 박재현 대표 퇴진 합의

차기 수장 첫 외부출신 황상연 낙점

이사회는 실무형 전문가 중심 재편

논란 중심 신동국 회장 침묵 유지

“수습안, 구성원 지지 얻기엔 한계”

입력2026-03-13 07:01

수정2026-03-13 07:42

지면 16면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이사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된 박재현 대표의 연임 대신 외부 인사를 차기 수장으로 추대하며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이번 인선은 4자 연합 내부의 사전 조율을 거쳐 가결된 만큼 그간 전문 경영인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이에서 불거진 갈등은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주주의 경영 간섭에 반발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거센 만큼, 차기 대표가 내부의 불신을 잠재우고 현장의 요구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2시 이사회를 소집해 4자 연합 중 한 곳인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어 한미약품이 오후 4시에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소집 및 차기 이사 후보 선임 안건을 확정했다. 4자 연합이 이미 이사 라인업에 대한 물밑 조율을 마무리한 만큼 이날 순차적으로 열린 양사 이사회에서 새 이사진 선임 안건은 이견 없이 가결됐다.

이번 이사회 재편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진 5명의 거취 정리와 맞물려 진행됐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박재현·임종훈·박명희·최인영 등 사내이사 4명과 윤도흠·김태윤·이영구·윤영각 등 사외이사 4명, 신동국·김재교 기타비상무이사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박재현 대표이사, 박명희 전무, 윤영각 파빌리온자산운용 대표이사, 윤도흠 차의과대학교 의무부총장,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등 5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이사회 결과 김태윤 이사만이 유일하게 연임 후보로 내정된 가운데 박 대표를 포함한 나머지 이사는 새로운 인물로 채워졌다. 특히 연임 가능성이 제기됐던 박 대표가 차기 이사 후보 명단에서 최종 제외되면서 리더십 교체가 공식화됐다.

박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수장으로는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F 본부장이 낙점됐다. 황 대표는 LG화학 기술연구원과 미래에셋증권,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거친 인물이다. 신 회장의 추천으로 차기 대표 후보에 오른 황 대표가 선임될 경우 한미약품 53년 역사상 첫 외부 인사 출신 대표가 된다. 임기는 3년이다.

이와 함께 임기 만료된 박명희 전무 대신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이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사외이사로는 채이배 전 국회의원과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이 새롭게 합류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보강할 예정이다. 4자 연합은 향후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이사회 결정에 맞춰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김나영 본부장의 이사회 합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24년 말 한미사이언스 측이 박 대표의 해임을 시도하며 압박에 나섰을 당시 정면으로 반대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옹호했던 인물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4자 연합이 각자의 이익보다 경영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표면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조직 내부의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사회가 열린 이날 한미약품 본사 1층에 한미약품 직원들이 신동국 회장의 성추행 비호 발언을 비판하고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수젯’의 저가 원료 사용 압박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로수젯은 한미약품의 핵심 수익원인 복합신약으로 최근 신 회장 측의 원재료 교체 시도를 둘러싼 품질 저하 우려가 내부 갈등의 뇌관이 된 상태다.

문제는 의혹 당사자인 신 회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최근 “개인이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며 신 회장의 경영 개입에 대신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신 회장은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유감 표명이나 해명 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대주주 간 합의를 통한 수습안이 내부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새 대표 선임으로 한미약품그룹이 통합 리더십 구축을 꾀하고 있지만 의혹 당사자인 신 회장이 입장 표명을 피하면서 조직 내 불만 등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황상연 대표 후보가 대주주 간 이해관계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음
이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