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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함께 개헌의 물꼬 터야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정치학회장

내달 7일까지 개헌안 내면 투표 가능

여야, 비쟁점 의제부터 단계적 추진

시대적 과제 대응 토대마련 나서야

입력2026-03-14 05:00

수정2026-03-14 05:00

지면 23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개헌 투표의 동시 실시를 제안했다. 1987년 개정 이후 39년간 묵혀온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질서를 시대정신에 맞게 정상화하기 위한 의미 있는 노력이다. 우 의장은 합의 가능한 최소 수준의 의제부터 물꼬를 튼 후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해나가는 방식을 제시했다. 특히 개헌의 최우선순위로 비상계엄 통제 강화를 위해 계엄 선포 이후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 미취득 시 계엄은 자동 무효가 되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지방선거의 의미를 살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헌법에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비록 일정이 촉박하지만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개헌안은 최소한 투표일 60일 전에 발의해야 하는데 서둘러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4월 7일까지만 발의되면 개헌 투표의 진행은 가능하다.

국회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표의 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권 180표 이외에 국민의힘 의원 2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은 비록 민주당의 사법 3법을 규탄하며 여당·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그동안 권력 분산과 지방균형발전,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등의 개헌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았기에 20명 이상의 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동안 국민투표법이 개헌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법적 장애물이었지만 다행히도 국민투표법이 급속히 개정됐다. 따라서 재외국민은 물론이고 2020년부터 투표권을 부여받은 만 18세 청소년을 포함해 사전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가 가능하게 됐다. 2014년 위헌 결정으로 2015년까지 개정해야 했던 국민투표법도 10여 년이 미뤄졌지만 이달 1일 단숨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간의 국민 공감대가 동인이 됐다.

10여 년을 미뤄오던 국민투표법이 단숨에 개정된 것처럼 개헌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 국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개헌을 찬성했고 이재명 대통령 또한 개헌을 ‘제1호 국정과제’로 지정하면서 지방선거 혹은 총선과 동시 투표를 제안한 바 있다.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 또한 동참해 비상계엄으로 일시 퇴보한 한국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초인공지능 시대의 인간 존엄성, 사회적 양극화의 해소와 지역균형발전, 기후위기·연금제도를 포함한 미래 세대의 권익 등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국민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 개정이 시급하다. 오랜 기간 확보된 국민 공감을 토대로 우선 개헌 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합의가 쉬운 비쟁점 의제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39년 만에 개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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