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적발 줄었지만…상습 재범은 되레 늘었다
작년 7회 이상 935건…15년새 2배 ↑
재판서 형량 감경 사례 부지기수
정부,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추진
입력2026-03-13 17:41
지면 15면
15년 전과 비교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줄어든 반면 상습 재범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수위는 높아졌지만 실제 재판에서 감형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등 상습 재범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7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재범자의 단속 건수가 지난해 935건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0년(478건)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6회 재범자 단속 건수도 1071건으로 2010년(903건) 대비 약 18% 증가했다.
이는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적발 사례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전체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10만 6637건으로 2010년(30만 2707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단속 건수는 윤창호법이 도입된 2018년(16만 3060건) 처음으로 20만 건 밑으로 내려간 뒤 지속적으로 줄면서 10만 건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초범 비중은 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음주운전 초범 단속 건수는 6만 81건으로 2010년(17만 9086건)의 33.5% 수준에 그쳤다. 경찰은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 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상습 재범이 줄지 않는 이유로는 재판에서 형량이 낮아지는 관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혈중알코올농도 0.403% 상태로 약 9㎞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최근 1심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2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감경 이유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들었다.
이달 6일 밤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배우 이재룡도 음주운전 관련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3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음주 측정을 거부하다가 면허가 취소된 적이 있다. 경찰은 그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피하려 ‘술타기 수법’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상습 재범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10월부터 5년간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가 면허를 재취득할 경우 본인 소유 차량에 ‘시동 잠금 장치(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설치비(최대 300만 원)와 부착 기간은 운전자가 부담하며 정부는 이를 통해 재범 예방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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