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후보자 유리한 구조 손질…금권선거 고리 끊는다
■농협중앙회장 선거 공영제 도입
선거비 상한제 둬 과도한 경쟁 차단
15%이상 득표땐 선거비용 전액 보전
유튜브 등 활용한 정책토론회 도입도
입력2026-03-13 17:56
지면 8면
농협중앙회장 선거 공영제 도입은 금권 선거의 고리를 끊겠다는 정부·여당의 강한 의지에서 출발했다. 선거 비용을 제도적으로 관리해 ‘돈 많은’ 후보자가 유리한 구조를 바로잡고 정책 경쟁 중심의 선거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공영제는 후보자별 선거 비용 상한을 설정하고 득표율에 따라 국가가 선거 비용을 보전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사실상 공직 선거와 같은 제도다. 제도적 근거를 담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6월 지방선거 이전 국회 처리를 목표로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됐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1110개 조합이 참여하는 대규모 선거임에도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거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 경쟁과 금품 제공 등 부정행위가 반복되면서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2024~2025년 농협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 등에게 4억 9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당정은 농협 개혁 논의 과정에서 중앙회장 선거제도를 손질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선 회장 후보자가 선거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에 상한을 두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선거 비용 상한액으로 1억 5500만 원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본금과 가산금을 합산해 산정하는 방식이다.
기본금 1억 원은 선거 사무소 임차, 공보물 제작, 인건비, 전산 비용 등을 반영해 책정했다. 여기에 전국 조합 수(1110개)를 기준으로 산정한 가산금이 더해지는데, 조합 1곳당 가산 단가 5만 원을 적용해 5500만 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다만 최종 상한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하도록 해 향후 선거 규모나 물가 등을 반영해 조정될 수 있다. 후보자는 선거 비용의 수입·지출 내역을 관할 선관위에 보고해야 한다.
당정은 일정 득표율을 얻은 후보자에게 선거 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득표율 15% 이상 후보자에게는 선거 비용 전액을, 10~15% 미만 후보자에게는 절반을 보전해준다. 반면 10% 미만 득표 후보자는 선거 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유능한 인사의 출마를 유도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장치다.
정책 선거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회장 선거에 TV나 유튜브 등을 활용한 후보자 정책 토론회를 도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농축협 조합장 선거에서 금품을 받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 수위를 기존(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높였다. 선거 범죄를 저지른 인사의 피선거권 제한 기간도 기존 4년에서 8년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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