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열차 이어 북러 도로까지…한미일 결속 더 강하게
입력2026-03-14 00:05
지면 23면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열차가 6년 만에 운행을 재개한 가운데 13일 오전 8시 40분 평양발 첫 열차가 베이징에 도착했다. 1954년 개통 이래 북중 우호를 상징했던 여객열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와 소원해진 북중 관계의 영향으로 2020년 1월 이후 줄곧 멈춰 있었다. 열차 재운행에는 북중이 관계 복원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두만강 국경을 지나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차량 도로까지 개통이 임박한 듯하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착공된 북러 간 두만강 교량은 벌써 상판이 연결된 상태다. 당초 올해 말 예정이던 교량 개통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북러 차량 통행이 가능해지면 양국의 교역은 물론 군수물자 이동도 활발해질 수 있다.
이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북중∙북러 밀착 행보가 부각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열차길이 다시 뚫린 데는 대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략적 의도가 엿보인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목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중국과 러시아라는 ‘뒷배’를 과시하는 것이 억지력 강화와 향후 북미 대화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최근 미국과의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던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기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한국은 유독 조용하다. 일본이 이달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기 공동 생산, 기밀 정보 공유 확대 등 미일 동맹 강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주한미군 무기가 중동으로 차출돼도 수수방관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방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찾기 어렵다.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안보 지형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으려면 대미 소통 역량을 높이고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래야 대북 억지력을 강력하게 유지할 수 있다. 북핵, 북미 대화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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