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중앙지검 특활비 월별 수입·지출·잔액 공개해야”
중앙지검, 수사기밀 이유로 정보 비공개
法 “해당 정보만으로 특정 수사 추단 불가”
“의혹 제기 가능성보다 예산 투명성 확보해야”
입력2026-03-15 09:00
지면 22면
서울중앙지검의 특수활동비 월별 수입 및 지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단순한 예산 총액 정보만으로는 특정 수사의 진행 상황 등 수사 기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는 A씨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4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월별 특수활동비 지출내역기록부 중 △배정액(수입) △집행액(지출) △가용액(잔액)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중앙지검은 같은 해 11월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A씨의 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수활동비 지출내역기록부가 일정 부분 기밀 유지를 요한다”면서도 “개별 정보의 내용에 따라 기밀성이 요구되는 정도와 공개가 직무 수행에 미칠 영향이 서로 다르다”며 사안별로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사건 수사와 관련된 활동 주체, 대상, 내역 등을 알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 활동의 방법·절차·과정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정보 공개가 직무의 공정성과 효율적 수행에 직접적인 장애를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변론 과정에서 월별 배정액과 가용액 등이 공개될 경우 검찰총장이 어떤 관할구역의 수사 명목으로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각급 검찰청의 특정 수사 진행 여부와 경과도 쉽게 추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에 매월 집행한 특수활동비의 구체적인 집행 명목과 중앙지검 내 각 수사 부서 등에 매월 지급된 특수활동비의 수령 및 사유가 함께 공개되지 않는 한, 해당 정보만으로 특정 수사의 진행 여부나 경과 등을 구체적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이나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공개법의 목적과 국가 예산 운영의 투명성, 국민의 감시와 견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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