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경찰 신고에 스마트워치도 눌렀는데…대낮 스토킹 살해 못막았다
범행 직전 스마트워치 신고했지만 참변 못 막막
위치추적 의심장치 발견에 피의자 고소도 무용지물
검거 당시 소주, 다량 약물 복용…생명 지장 없어
입력2026-03-15 11:44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보호조치를 받던 20대 여성이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40대 남성의 흉기에 살해됐다. 피해자는 수차례 경찰에 신고하고 법적 보호조치까지 받았으나 참변을 피하지 못해 당국 대응의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40대 남성 A 씨는 전날 오전 8시 58분께 남양주시 오남읍 노상에서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범행 직전인 오전 8시 56분께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했다. 그러나 범행이 순식간에 이뤄지면서 도움을 받지 못했다.
A 씨는 범행 직후 과거 성범죄로 착용 중이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차량을 몰아 양평군 방면으로 도주했다. 약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 10분께 양평군 양서면의 한 국도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A 씨는 소주와 다량의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 차량 안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와 불상의 약물, 소주병 등이 발견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지난해 5월 동거하던 B씨를 폭행해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2·3호 결정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B 씨에게 7월까지 스마트워치 지급과 맞춤형 순찰, 112시스템 등록 등 안전조치를 시행했다.
안전조치가 종료된 뒤에도 A 씨의 스토킹이 계속되자 B 씨는 올해 1월 22일 다시 경찰서를 방문해 상담했다. 경찰은 3월 21일까지 스마트워치 재지급과 맞춤형 순찰 등 보호조치를 재실시했다.
그러나 불과 6일 뒤 B 씨의 차량에서 A 씨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 B 씨는 지난 2월 초 A 씨를 스토킹 및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법원은 A 씨에 대해 5월 초까지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 금지 등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1~3호를 결정했다.
A 씨는 B 씨에 대한 전화·문자·SNS 연락이 금지됐고 주거·직장 등 100m 이내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구리경찰서를 책임관서로 지정하고 지난 2월 27일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유치장·구치소 유치) 신청을 검토하도록 지휘했다. 그러나 실제 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서에서 위치추적 장치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영장 신청 등을 검토할 방침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의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피해자의 신고 이력과 경찰 대응 과정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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