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태몽 [국경복의 드림 톡]
국경복 꿈 연구가(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
입력2026-03-16 11:05
수정2026-03-16 13:57
국경복
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
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서울 광화문 공연을 시작으로 다시 복귀한다. 먼저 전 세계에 걸친 팬클럽 아미(ARMY)의 사랑을 받고 있는 BTS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동안 BTS 멤버들의 태몽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왔다. 그 이유는 이들 태몽이 비교연구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 있다. 이를 통해 태아의 장래를 암시하는 범위를 추측할 수 있다. BTS 태몽의 연구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멤버 모두가 각자 자신의 태몽을 가지고 있다.<출처: SBS 두시탈출 컬투쇼(2016.10.13), KBS2 연중라이브(2021.5.28)> 둘째, BTS는 2013년 결성되어 2026년 현재까지 비교적 공통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3000만 장가량의 음반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달성했고 유엔(UN)의 초청을 받아 연설도 했으며 이를 계기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또한 2022년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BTS에게는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다.
멤버 모두 유사한 성공의 인생 행로를 함께 걷고 있는 이들 7명의 태몽을 비교해 보면서, 태몽이 출생 이후 삶의 어디까지 예견해 주는지를 살펴보겠다.
리더 RM(1994년 출생)의 태몽은 ‘고추밭에서 뱀이 할머니의 발목 뒤를 꽉 물었다’는 것이다. 이 꿈에서 뱀은 태아를 상징하는 원형상(archetypal image)이다. 신체의 일부인 ‘발목을 꽉 문다’는 것은 태아가 엄마의 자궁에 제대로 착상되었거나 그럴 것이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이 태몽은 장차 아이가 성취할 업적에 대한 구체적인 암시는 하고 있지 않다.
슈가(1993년 출생)의 태몽에서는 ‘호박이 담장을 타고 집안으로 넘어온다.’ 꿈을 꾼 사람은 이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태아의 원형상인 호박을 ‘목격하는’ 시각적 접촉도 아이와 엄마의 만남인 임신을 암시한다. 그런데 그 호박이 담장을 타고 집안으로 넘어온다. 우리 민속에서 호박은 행운, 횡재, 재물, 사업이나 작품 등을 상징한다.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다’는 속담처럼 집안에 복이나 행운이 들어온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재산이나 업적 등 성취를 다소간 예지하고 있다.
지민(1995년 출생)의 태몽에서는 ‘나무에 빛나는 고추가 달렸다.’ 태아의 상징은 고추다. 고추는 방송 대화에서 주는 암시와 달리 남자아이의 성적 징표가 아니라 임신이라는 결실을 상징한다. 현실에서 고추가 사용되는 용도로 인해 태몽에서도 귀한 자녀를 뜻한다. 또 다른 암시는 ‘빛나는’이라는 표현이다. 즉, 아이가 성장해서 달성할 명예나 업적 등이 밝게 빛난다는 뜻이 있다. 예지적인 꿈에서 ‘빛’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희망, 명성, 큰 업적, 권세 등을 상징한다.
진(1992년 출생)의 태몽에서는 ‘황금 잉어가 헤엄치다가 임산부인 어머니의 품 안으로 들어왔다.’ 태아를 상징하는 잉어가 엄마의 품 안으로 들어왔으니, 태아의 순조로운 임신과 출산을 예측할 수 있다. 잉어는 민물고기의 왕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부귀, 재물, 명예, 인기, 직업, 출세 등을 상징한다. 더욱이 그 잉어가 황금색이니 부귀, 재물, 명예가 더할 것이다. 이는 태아가 성장해 성취할 일이나 업적이 상서롭고, 부귀할 것까지 암시하고 있다.
뷔(1995년 출생)의 태몽은 ‘아버지가 용이랑 당구 내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이겨서 여의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뷔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이 태몽의 배경으로 활용되었다. 이 꿈에서 여의주는 태아를 상징하는데, 민속에서 여의주는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하는 영험한 신묘한 구슬이다. 이 구슬을 받았으니 태아가 성장해서 성취할 일, 사업, 업적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여기서 용은 태아의 상징이 아니라 임신 사실을 알리는 전달자다.
제이홉(1994년 출생)의 태몽은 ‘어머니가 황금 말 세 마리가 끄는 마차를 타고 광야를 달리는 꿈’이다. 어머니가 말을 타고 광야를 달리는 행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순조로운 임신과 출산을 예견할 수 있다. 그런데 말 세 마리는 임산부가 세 명의 아이를 두거나, 아이가 한 명인 경우에는 그가 달성할 업적의 수나 크기를 암시한다. 그 말들이 황금이었기 때문에 태아가 성장해서 하는 일, 사업, 업적이 상서롭고 부귀할 것임을 예지한다.
정국(1997년 출생)의 태몽은 어머니가 꾼 것인데, ‘마을에 비가 내리는데 빗방울이 닿는 곳마다 황금으로 변했다’는 내용이다. 빗방울은 태아를 상징한다.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재산, 사상, 세력, 일의 기반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마을에 내리는 빗방울은 마을로 상징되는 활동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뜻한다. 그리고 빗방울이 닿는 곳마다 황금으로 변하니, 태아가 성장해서 하는 일이나 업적이 상서롭고 부귀할 것임을 암시한다.
이들은 명예, 업적, 인기와 부를 누리며 유사한 삶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태몽이 예지하는 범위는 서로 다르다. 이들 태몽의 비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이렇다.
첫째, 태몽이 예지하는 가장 확실한 요소는 임신 혹은 출산이다. 둘째, 태몽이 아이가 성장해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RM의 뱀 태몽처럼 비교적 평범한 꿈이었더라도 성장하면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유사한 태몽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인생 행로가 같거나 유사한 업적의 성취나 달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꿈을 뇌과학 측면에서 연구하는 신경생리학자 마크 솜스(Mark Solms)는 “많은 심리 기능은 환경적인 기전과 유전적인 기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솜스의 견해에 동의한다. 한 인간의 삶은 태어날 때 태몽이 주는 암시와 출생 후 주변 환경, 그리고 태몽 주인공의 의지와 노력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 이는 칼 융의 분석심리학과 민속학적 관점을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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