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갈지자’ 공천…지방선거 이기기 포기했나
입력2026-03-18 06:05
수정2026-03-19 09:30
지면 31면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란을 겪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두고 큰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현역 중진 의원들을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내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럴 경우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받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우세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현역 김영환 지사가 16일 경선 배제(컷오프) 결정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지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을 비롯한 다른 충북지사 예비후보들의 경쟁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공관위를 구성하면서 “인선에서 계파와 지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혁신 공천을 함께할 수 있는지만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대·시대·정치 교체 의지를 적극 앞세웠다. 하지만 지금의 구도대로라면 주요 지역 경선이 사실상 ‘윤 어게인 공천’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두고 이 위원장이 당내 반발에 부딪혀 ‘현역 배제’ 방침을 접고 박형준 부산시장의 컷오프를 철회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친윤 핵심이었던 주진우 의원의 단독 구도로 기울었을 것이다.
오리무중이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극적 등판으로 실낱같은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앞서 혁신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공천 신청을 유보했던 오 시장은 17일 “선당후사”를 외치며 후보로 등록했다.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극우 유튜버들과도 절연하지 못한 채 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20대 총선 참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당시 당 지도부는 진박(진짜 박근혜계) 감별 논란 속에 공천 파동을 일으키며 보수 진영과 중도층 이탈을 자초했다. 현재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대교체 미명하에 특정 계파를 배제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절윤’을 선언했던 최근의 당 의원총회 결의문을 되새겨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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