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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돌리는 반도체팹…SK하이닉스, 칩 공급 늘린다

최태원 회장 ‘가격 안정화’ 특명

2030년까지 자율형팹 구축 추진

피지컬 AI·디지털트윈 개발로

주요 작업 처리 시간 50% 단축

삼성전자, 3~5년 장기계약 전환

반도체 생산 때 오차 최소화도

입력2026-03-18 17:31

수정2026-03-18 23:40

지면 13면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000660)가 스스로 공정을 효율화해 생산을 늘리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공장을 구축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빅테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해 메모리 공급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과 SK가 단순 수익 확대를 넘어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핵심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도승용 SK하이닉스 디지털전환(DT)부문장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의 패널 세션에 연사로 참석해 “2030년을 목표로 ‘자율형 팹’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공장이 스스로 학습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해 설계부터 양산까지의 전환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자율형 팹 구현을 위해 3대 핵심 기술인 오퍼레이셔널(운영) AI, 피지컬 AI, 디지털트윈을 개발한다. 오퍼레이셔널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공장의 두뇌’ 역할을 한다. 설비 유지 보수, 결함 분석 등 주요 작업의 처리 시간을 50% 이상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지컬 AI는 비전(시각정보),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부품 재고를 30% 절감하는 등 물류 작업을 효율화해준다. 디지털트윈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 ‘옴니버스’를 통해 구현되는 가상 공장에서 생산 흐름, 자재 이동, 레이아웃 등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주는 기술이다.

자율형 팹은 메모리 공급사인 SK하이닉스가 칩 공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고객사 친화 정책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47조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가격 급등으로 100조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당장 메모리를 비싸게 팔아 이익을 크게 남길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사 친화 정책으로 최대한 많은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유지해야 삼성전자·마이크론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도 전날 GTC 행사장에서 “(메모리) 가격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루 만에 구체적 방안을 내놓은 도 부사장은 “현재 반도체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지만 제조는 같은 속도로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와 맞춤형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며 공장 운영 난도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디애나 팹 투자를 포함한 생산 확대와 동시에 기존 생산 라인의 효율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자율형 팹의 조속한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자율형 팹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가동되기 때문이다. HBM 공급을 늘려 엔비디아의 GPU 생산을 지원하고 SK하이닉스가 다시 이를 사들여 자율형 팹으로 공급 혁신을 구현하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GTC에서 평택 1공장에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트윈을 도입해 반도체 제조 전 과정의 오차를 줄이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송용호 삼성전자 AI센터장은 “반도체 제조는 수천 개의 단계가 정교하게 맞물려야 하며 16Gb HBM4와 같은 고사양 제품에서는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제조 프로세스 전체를 스스로 관리하는 ‘AI 기반 조율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이 “주요 고객사들과 3~5년의 다년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분기나 연(年) 단위로 메모리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데 계약 기간을 늘려 고객사들이 더 안정적인 가격으로 메모리를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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