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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성과급 상한 폐지가 최대쟁점…삼성 노조 “10조 손실·공정 중단도 불사”

■찬성률 93.1%로 총파업 가결

6.2% 임금인상 등 제시에도 거부

노조 “파업 불참땐 명단 관리” 압박

현실화땐 엔비디아 납품 차질 우려

반도체 수출 월 50억弗 감소 추산

가전 등 반등 위한 R&D 절실한데

DS 쏠림에 사업부간 격차 심화도

입력2026-03-18 18:02

수정2026-03-19 05:53

지면 3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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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18일 쟁의행위 투표 결과에 대해 “요구 관철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는 경영진을 향한 강력한 경고”라며 계획대로 파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 전부터 회사의 손실을 10조 원으로 추산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회사의 공정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설상가상 이날 노조원들이 93.1%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공포가 반도체 업계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국내 반도체 경쟁력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측은 반도체 생산 공장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 생산 전면 중단과 같은 극단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라인 운영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수습할 인력을 적시에 투입하지 못하면 제품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가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사측이 대체 인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5월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제조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하반기 신형 인공지능(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출시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에 HBM4를 발주한 상태다. 원재료인 웨이퍼를 투입해 패키징 작업 등 후공정을 마무리하기까지 통상 6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5월은 HBM4 제조 작업이 한창일 때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서는 와중에 노조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제때 공급하는 것이 핵심인데 생산 차질 우려가 불거지면 경쟁사와 수주 경쟁에서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가 국내 투자와 고용·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251억 6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3%에 달했다.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하지 못한 물량이 모두 수출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반도체 수출은 월간 기준 50억 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반도체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공급망 및 협력 업체들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걱정이다.

고액 연봉자인 삼성전자 노조원의 파업 명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삼성전자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기준 1억 58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노조는 사업부 영업이익이 목표를 초과했을 때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현재 50%)을 없애 지금보다 연봉 수준을 더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와 자사주 20주 지급을 보장하고 반도체사업부(DS)에는 영업이익 100조 원 달성 시 OPI를 100% 추가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사업부 간 연봉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반도체 부문 노조원에게 성과급이 쏠리면 회사가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사업부에 투자할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전자 가전·TV사업부는 지난해 한 해에만 2000억 원의 손실을 내 연구개발(R&D) 등 실적 반등을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사이클이 분명한 산업이어서 향후 하향하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며 “당장 수익이 난다고 노조의 높은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면 회사의 안정성을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과급 상한선이 사라지면 사업부 간 보상 차이가 지금보다 더 벌어져 DS 부문 외 직원들의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DX는 상한선 근처에도 못 가는 사업부가 수두룩하다”며 “상한 폐지는 결국 DS 직원들만 더 받겠다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 전까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다음 달 한 차례 집회를 진행한 뒤 5월 총파업을 통해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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