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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절호의 ‘AI 모멘텀’, 노조가 발목 잡다니

입력2026-03-19 00:05

수정2026-03-19 00:05

지면 31면
지난해 9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삼성그룹노조연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삼성그룹노조연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가 93.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5월 총파업을 가결했다. 추가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24년 7월 이후 두 번째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엔비디아·AMD 등과의 협력 확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모멘텀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노조의 파업은 생산 차질은 물론 고객사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돌아왔다’는 기대 속에 잔칫집 분위기였던 주주총회가 끝난 지 불과 3시간 뒤 전해진 파업 소식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AI 협력을 공식화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자사의 추론형 AI 칩을 삼성전자가 생산한다고 밝히며 확대되고 있는 ‘AI 모멘텀’이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와 파업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은 총파업이 아니라 일치된 협력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고전하던 상황을 노조도 기억할 것이다. 공장을 풀가동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대응하고 테슬라·퀄컴에 이어 엔비디아와 AMD로 이어지는 파운드리 협력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입증해야 할 때다. 연·분기 단위 계약을 3~5년의 다년 공급계약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예측 가능한 생산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파업 리스크가 상존하는 팹에 생산을 맡길 글로벌 빅테크는 없다. 노조 측이 제시한 ‘18일 파업 시 최소 5조 원 손실’이라는 경고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노조원들에게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노조가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실적이 목표를 초과할 때 지급되는 성과 보상이다. 세계 최초 양산을 추진 중인 HBM4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야만 초과 이익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민간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의 전면에 선 국가대표 기업이다. 정부와 국회가 반도체특별법을 만들고 대미투자특별법으로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 한 이유도 여기에 있고 국민들 또한 반도체 지원을 적극 지지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금이 파업을 할 상황인지 냉정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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