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없는 지방이전 부당노동행위”…정부에 노봉법 부메랑
입력2026-03-19 00:05
수정2026-03-19 15:36
지면 31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정부를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하며 교섭을 요구하는 공공 부문 노조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 따르면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공공 부문에서 5개 산별 조직 241개 단위 조직이 118개 원청 사용자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 공공노조는 “정부가 진짜 사장”이라며 중앙 부처 등을 상대로 공동 교섭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갈 태세다.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우려됐던 하청 노조들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를 상대로 한 공공 부문 노조의 협상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전날 ‘공공 부문 노정 교섭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공공 부문 정책 결정 과정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상설적 노정 교섭 구조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통근버스 폐기가 도마에 올랐다”며 “만약 어떤 사용자가 노동자와 한마디 상의 없이 통근버스를 없애거나 회사를 지방으로 옮겨버렸다면 정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을 이전해 놓고 서울로 가는 전세버스를 대주고 있다. 이러면 이전 효과가 없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보완책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노란봉투법의 후폭풍이 부메랑이 돼 정부에 돌아올 판이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부는 올해 안에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는 이전 절차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지만 공공노조가 노란봉투법에서 규정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근거로 정부를 상대로 한 집단행동의 군불을 때고 있다.
이대로 노란봉투법을 방치하면 노사 상생이라는 당초 법 취지를 살리기는커녕 후유증만 커질 수 있다. 민간 기업은 법 시행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원·하청 노조 간 이견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중 삼중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산업 현장은 물론 국정에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노란봉투법의 독소 조항과 모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보완 입법과 시행령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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