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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우회상장·자본잠식…소룩스, 차백신 M&A 의혹

차입·CB 대납 등 외부 자금 의존해 M&A 추진

수십억 넣겠다는 자본잠식 법인…자금 조달 의구심

아리바이오·소룩스 합병 난항 속 꼼수 지적

입력2026-03-21 07:00

[사진=소룩스]
[사진=소룩스]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290690)가 외부 자금에 의존해 차백신연구소(261780) 인수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잇달아 아리바이오와의 합병에 제동을 걸자 우회 방안을 찾아 나선 것. 회사는 발행에 차질을 겪던 회사채까지 총 동원해 M&A(인수합병)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돈을 넣겠다는 업체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는 등 일련의 과정이 불안한 모습이다.

자본잠식社에 기댄 무자본 M&A

20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085660)은 차백신연구소 구주 894만여주를 238억원에 매각하는 딜을 진행 중이다. 양수인은 소룩스 외 3인으로 1, 2차 잔금 예정일은 오는 26일과 다음달 30일이다.

이 중 소룩스는 차백신연구소 394만여주를 153억원에 사들이며 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소룩스가 외부 자금으로만 M&A를 진행한단 점이다. 실제로 회사는 세렌투스홀딩스라는 업체로부터 15억원 가량을 빌려 계약금을 치렀다.

또한 중도금 약 75억원은 5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대납한다는 계획이고, 잔금 63억원은 자기자금 및 외부차입, CB 발행 등을 통해 납입하겠다고 밝혔다. 소룩스는 50억원 규모 6회차 CB 발행도 추진 중이라, 해당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인수 과정에 회삿돈이 거의 투입되지 않는 것.

외부 자금이 제대로 들어올지도 미지수다. 6회차 CB 납입 주체인 비티씨엔이라는 업체는 최근 결산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최초 납입일은 지난해 9월이었지만 연거푸 변경된 끝에 오는 23일이 마지노선이다. 6개월 이상 납입이 미뤄지면 한국거래소에 의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벌점 등 패널티를 부과받는다.

이에 앞서 소룩스는 CB 발행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 꼬리표를 달았다. 이번 M&A에 대납한다고 밝힌 5회차 CB가 장기간 납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6개월 이상 납입일 변경으로 거래소로부터 공시 위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5회차 CB의 최초 발행 규모는 150억원이었지만, 지난 19일 75억100만원으로 변경됐다. 발행 규모 50% 이상 변경으로 추가 패널티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모면한 것. 불성실공시법인에 재차 지정되지 않기 위해 발행에 어려움을 겪던 회사채까지 동원하며 무리하게 M&A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한 차바이오텍에 수십억원을 넣겠단 업체도 석연치 않다. 차백신연구소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공시와 함께 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이 유증의 납입 대상자인 드림하이홀딩스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2024년 말 기준)다. 재작년 매출액은 전무하고 순손실만 1억원을 기록하는 등 M&A 전반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아리바이오 합병 난항에 찾은 우회로?

이를 두고 아리바이오가 소룩스와의 합병에 어려움을 겪자, 활로를 찾기 위해 무리한 M&A를 시도하고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회사는 재작년 8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을 공언했지만, 2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아리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3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고, 이후 소룩스와의 합병을 두고 우회 상장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요구 등으로 10차례 넘게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지는 등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소룩스를 대신해 차백신연구소가 아리바이오의 우회 상장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소룩스는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하며 아리바이오와 차백신연구소 간 합병 가능성을 암시했다. 소룩스 관계자는 “합병은 열어놓은 전략 중 하나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차백신연구소는 상장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억원에 불과하고, 순손실은 160억원을 기록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폐지 매출 요건을 유예받고 있지만, 이 요건(시총 600억원 이상 면제)이 100억원까지 순차 확대될 예정이라 향후 매출과 시총 등이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

조명 관련업을 주력으로 하는 소룩스도 2022년부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383억원, 77억원을 기록했고, 재작년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507억원, 41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329억원에 달한다.

소룩스 관계자는 “현재 소룩스가 자금 여력이 없는 것은 맞지만, 바이오산업 쪽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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