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지금 들어가야 해”…미장·코인 팔고 국장으로 ‘우르르’ 몰려오는 개미들, 왜?
개인 순매수 21조원 돌파…기록 경신 임박
코인·서학개미 거래 급감, 자금 이탈 뚜렷
빚투·큰손까지 합류…유입 장기화 관측
입력2026-03-22 08:11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이른바 ‘국장’으로 본격 귀환하고 있다. 코스피 활황에 코인·미국 주식에 머물던 자금까지 방향을 틀면서 이달 순매수가 21조원을 돌파하며 5년 전 ‘동학개미’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순매수 21조원…‘동학개미’ 기록 넘본다
2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82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미 20조원을 가뿐히 넘긴 데다, 3월 거래일이 7일이나 남아 있어 2021년 1월 기록(22조3384억원)을 깨뜨리는 건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1월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외국인·기관의 대량 매도에 맞서 개인이 직접 주식을 사들이며 ‘동학개미 운동’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던 시기다. 지금의 매수 속도가 유지되면 사상 처음으로 월간 순매수 30조원 고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1월부터 누적하면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는 34조7279억원에 이른다.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하면 총 규모는 최대 50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바로미터인데, 예탁금이 1년 전의 두 배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객예탁금은 19일 기준 115조원으로, 50조원대 초반이던 1년 전과 비교해 급격히 늘었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유입은 지난해부터 국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추세이지만,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코스피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펀더멘탈의 변화가 느껴지면서 더 들어오고 있다”고 짚었다.
코인·미국주식 떠나고, 예금도 깨졌다
개인의 ‘국장 복귀’는 다른 투자처의 자금 이탈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하반기 급등세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최근 힘을 잃었다. 이달 업비트·빗썸 등 국내 5대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원 수준으로, 지난달 4조4000억원 대비 30% 넘게 쪼그라들었다.
미국 증시를 향한 ‘서학개미’ 열풍도 급속히 식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6900만 달러(약 1033억원)로,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1월 50억 달러, 2월 40억 달러와 견주면 사실상 ‘멈춤’ 수준이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유액도 18일 기준 1609억 달러(약 241조원)로, 2월 말(1639억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은행 예금에서 증시로의 ‘머니 무브’도 본격화하고 있다. 5일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44조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7000억원이 빠졌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머물러 있던 요구불예금에서도 같은 기간 8조6000억원이 유출됐다.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예금금리도 오르는 추세인데, 그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자금을 증시로 밀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빚투’에 큰손까지…국장 유입 장기화 관측
국장에 올라타려는 개인의 투자 열기는 ‘빚투’(빚내서 투자)로까지 번지고 있다. 12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월 말보다 6847억원 커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8300억원 감소했지만, 신용대출이 1조4000억원 넘게 치솟으며 이를 상쇄했다.
특히 개인 마이너스통장 실사용 잔액이 이달에만 1조3000억원 뛰었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2조1000억원이 불었던 2020년 11월 이후 5년 3개월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국내 증시로 눈을 돌리는 흐름은 소액 투자자에 그치지 않는다. 예탁 자산 30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도 미국 빅테크 대신 국내 대형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비과세 혜택,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빅테크를 능가할 것이란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신승진 팀장은 “부동산 매각 자금 등의 여유 자금도 국내 증시로 넘어오려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상준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고 중장기 측면에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개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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