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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부품공장 참사, 철저한 원인 규명으로 재발 막아야

입력2026-03-23 00:01

지면 31면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건물의 대형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건물의 대형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대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는 우리 산업 현장의 안전 수준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드러냈다. 20일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로 14명이 목숨을 잃고 60명이 다쳤다. 2024년 6월 23명이 숨진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 이후 최악의 산업 현장 참사다. 생계를 위해 일하던 근로자들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데 대한 비통함을 말로 다할 수 없다.

이번 참사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또 드러났다. 무엇보다 점심시간에 발생한 불이 왜 삽시간에 번져 대형 참사로 이어졌는지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희생자 중 9명이 발견된 2~3층 사이 복층 휴게 공간은 당초 설계에 없던 임시 구조물로 알려졌다. 한 층을 쪼개 만든 이 공간은 창문이 한쪽에만 있어 환기와 탈출이 어려웠고 피난 동선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고 한다. 근로자들이 반복적으로 제기한 안전 경고와 현장에 대한 지적이 묵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절삭유와 설비에 축적된 유분 찌꺼기는 불길을 키우는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에 닿으면 폭발 위험이 있는 금속나트륨까지 공장 내에 있었던 터라 신속한 화재 진압도 어려웠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산업 현장의 안전 관리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참사를 키운 측면은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해당 공장은 법 기준상 스프링클러를 주차장에만 설치해도 되는 구조였고 실제로 화재 위험이 높은 작업 공간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평소에도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잦았다는 생존자들의 진술 역시 허투루 흘려보낼 부분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힌 만큼 후속 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할 것이다. 명확한 화재 원인 파악은 물론 어떻게 참사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희생자들과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뿐 아니라 유사한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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