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첨단반도체 출사표…K반도체 최대 복병 등장했다
입력2026-03-24 00:02
지면 35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칩을 직접 생산하겠다면서 초대형 공장 ‘테라팹(Terafab)’ 건설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22일 “테라팹은 역사상 가장 장엄한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라며 “사람들이 상상조차 못한 수준까지 모든 것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제조·패키징이 분리된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 달리 이를 수직계열화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웨이퍼 생산능력도 월 100만 장으로 대만 TSMC 기가팹의 약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머스크는 테라팹에서 연간 1억 테라와트(TW)의 AI 연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 AI 연산능력(20기가와트)의 50배에 해당한다.
머스크의 테라팹 ‘출사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에 가공할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핵심 수요처가 직접 첨단 칩 생산에 나서는 데다 자국 내 공급망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막대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테라팹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저전력 추론칩과 우주 환경에서 구동되는 고성능 AI 칩에 주력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반도체 기업과의 첨단 칩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심지어 머스크는 한국을 콕 집어 최고 3억 원의 고액 연봉과 주식 보상까지 제안하는 등 인재 유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K반도체의 아성을 흔드는 것은 테슬라만이 아니다. 대만은 일본에 2공장을 건설해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양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점점 굳건해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10나노 이상의 레거시 반도체에서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2~3년 수준까지 좁힌 상태다. 정부는 반도체 ‘슈퍼 호황’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을 무기로 계속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에 나서야 한다. 주52시간 예외 적용을 즉각 실행하고 인재 양성, 전력망 확충, 클러스터 조성 등 ‘패키지 로드맵’ 마련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당장의 반도체 수출 호황의 달콤함에 취해 우리의 목줄을 조여오는 두려운 현실을 간과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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