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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 불가항력’ 선언…脫중동 속도 내야

입력2026-03-26 00:05

지면 35면
25일 강원도 삼척시 인근 해상에 LNG선이 떠 있다. 전날 카타르는 성명을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5일 강원도 삼척시 인근 해상에 LNG선이 떠 있다. 전날 카타르는 성명을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한국·중국 등 4개국과의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하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기로 결정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고액의 통행료를 받고 있는데 전후 재건 비용 마련을 위해 이를 아예 법제화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운송 비용이 낮아 중동산 원유를 주로 수입해 왔지만 이런 경제성이 낮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카타르는 우리 LNG 수입의 15%를 차지한다. 부족한 물량을 단기 현물 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사와야 하는 처지여서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LNG 부산물로 반도체 공정 핵심 가스인 헬륨 수입의 65%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헬륨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 이미 중동발 에너지 위기는 국내 제조업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 차질에 여천NCC, LG화학 2공장 등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잇따라 멈췄다. 비료 원료인 요소, 에탄올,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이 현실화할까 노심초사다.

정부와 청와대는 25일 이재명 대통령을 컨트롤타워로 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전격 가동했다. 정부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민생·산업 등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총력전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제조업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호주·미국 등으로 에너지 공급처 다변화, 필수 원자재 확보, 물류 시스템 보완 등 비상 대책에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차량 5부제의 민간 확대 등 에너지 수요 억제 정책도 필요하다. 이참에 해외 자원 개발, 원전 확대 등 에너지 자급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일본의 경우 해외 석유·가스 자원 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급률이 4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라도 ‘에너지 탈(脫)중동’을 서두르지 않으면 나중에 또 위기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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