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뒤끝’ 우려…다자 틀 공조가 바람직
입력2026-03-28 00:02
수정2026-03-28 00:02
지면 23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응하지 않는 동맹국에 대해 “절대 잊지 않겠다”며 상응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영국·호주 등을 콕 집어 일일이 비판했다. 한국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란 전쟁 수습 이후 한미 무역·안보 협상에서 ‘몽니’를 부릴까 걱정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나토가 지금처럼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이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80여 년간 이어진 서방의 집단 안보 체제가 균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 공격을 열흘 더 유예하겠다면서도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최후의 일격’을 시사했다. 향후 열흘이 이란전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한국과 미국을 갈라 치려 하고 있다. 주한 이란대사는 이날 “미국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은 호르무즈해협 통과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분 구조, 거래 등에서 미국과 얽혀 있어 우리 선박들의 해협 고립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우리가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누가 진짜 미국 편인지’ 가려내 차등 대우하는 동맹 재편 작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안보 부담이 커진 미국 우방국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다국적 연합체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전쟁 이후 방어적 성격의 상선·유조선 호위, 기뢰 제거 전력 파견 등을 통해 미국 측에 성의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프랑스 측 요청으로 다국적군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호르무즈해협은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므로 동맹국과의 더 적극적 소통과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란 사태에 개입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다자간 협력의 틀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이란과의 갈등이나 한미 동맹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국익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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