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트, 글로벌 경매서 ‘몸값 경신’
달항아리, 추정가 웃돈 48억 낙찰
이배 ‘붓질’은 5배 가격에 새 주인
입력2026-03-29 13:53
수정2026-03-30 13:38
지면 25면
K컬처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장하는 가운데 해외 주요 경매에서 K아트가 활약하고 있다. 조선백자 같은 전통미술부터 한국적 색채를 강하게 풍기는 현대미술가의 작품들이 경합을 벌이며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이달 24일(현지 시간) 뉴욕 록펠러센터 내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진행된 ‘일본과 한국미술’ 경매에 나온 18세기 달항아리가 318만6000달러(약 48억 원, 수수료 포함)에 거래됐다. 높이 42.5㎝, 지름 42.5㎝ 크기의 18세기 조선 백자로 당초 책정된 100만~200만 달러(약 14억5000만~29억 원)의 추정가를 크게 웃돌았다. 조선의 달항아리는 중국·일본 등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창적 도자기다. 문화유산보호법으로 인해 조선 백자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은 어렵지만 크리스티 같은 글로벌 경매사가 일본 등지에 반출된 우리 도자기를 찾아내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역할을 도맡았다. 2023년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56만 달러(약 60억 원)에 거래된 달항아리가 역대 최고가 기록이다. 그해 9월 소더비 뉴욕에서는 357만 달러(약 47억 원)에 달항아리가 낙찰된 바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이 한창인 홍콩에서 27일 열린 크리스티의 ‘20/21세기 미술 이브닝세일’에서는 이우환의 130.5×162㎝ 크기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가 990만 홍콩달러(약 19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한 1세대 추상미술가 이성자의 1962년작 ‘야생 아네모네’도 추정가를 웃도는 571만 홍콩달러(약 11억 원)에 거래됐다.
이날 화제의 주인공은 ‘숯의 화가’로 불리는 이배의 2023년작 ‘붓질(Brushstroke)-9F’이었다. 241만3000홍콩달러(약 4억 6000만 원)에 팔려 작가의 해외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추정가 45만~65만 홍콩달러를 5배 가량 웃돌 정도로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다. 경매에서 거래된 이배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2월 서울옥션 윈터세일에서 4억 4000만 원에 낙찰된 ‘불로부터 ch29’였다. 2003년작인 이 작품은 캔버스에 숯들을 붙이고 갈아낸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였다. 이번에 거래된 ‘붓질’ 시리즈는 이배의 최근작으로, 숯에 기반을 두되 숯에서 얻어낸 먹으로 붓질을 펼쳐낸 작업이다. 이배 작가가 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 특별전을 개최했던 2024년 5월 크리스티 홍콩경매에서 ‘붓질’ 작품이 119만7000홍콩달러(약 2억 원)에 팔리며 해당 시리즈의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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