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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새로운 소비시장에 주목할 때

■장충식 KOTRA 아프리카지역본부장

현지 대형마트서 한식·소주 등 인기

화장품 수출 규모 5년새 150배 뛰어

도시화 등 시장 매력 커…기회 잡아야

입력2026-03-29 17:13

지면 29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형마트 ‘픽앤페이(Pick n Pay)’ 푸드코트에서 예상하지 못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 분식 매장이다. 김밥과 즉석라면 조리기로 만드는 이른바 ‘한강라면’, 핫도그와 튀김 등이 쇼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남부 아프리카에 약 3000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유통체인 픽앤페이는 한국 식품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남아공 최초로 한식 전문 코너와 분식 매장을 선보였다. 현재 4개 대표 매장에서 운영을 시작했으며 향후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남아공에서도 김치와 냉동만두·장류·음료 등 한국 식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남아공 시장의 잠재력을 본 것은 픽앤페이만이 아니다.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해 현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 도시에 퀵서비스 레스토랑 형태의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2024년 라네즈 브랜드를 남아공에 출시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이니스프리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소비재의 인기에 편승한 모방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남아공 현지 기업이 ‘오빠 라면’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풍 라면이나 소스 제품도 현지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아공 대표 온라인 쇼핑몰 ‘테이크어랏(Takealot)’과 ‘원데이온리(One Day Only)’는 가짜 한국 화장품 판매가 늘어나자 위조 상품 감별을 위해 KOTRA(코트라)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남아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아프리카 케냐에서는 한국 과일 소주가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한식당이나 한인 마트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까르푸(Carrefour)와 푸드플러스(Foodplus) 등 대형 유통망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현지 주류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도 한국 소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한국 화장품 수입이 가장 활발한 국가다. 강한 햇빛과 고온다습한 기후로 피부 고민이 많은 소비자에게 자극이 적고 피부 진정 효과가 뛰어난 한국 화장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한 자외선 탓에 선크림 등 기능성 화장품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나이지리아로의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25년 약 1500만 달러 규모로 2020년의 10만 달러에서 불과 몇 년 만에 150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동안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자원 생산국이자 원조 대상국, 인프라 개발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시장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할 때다. 아프리카는 약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60%가 25세 이하인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다. 이러한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도시 중산층과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소비재 기업과 유통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와 소득 증가에 따라 식품·뷰티·생활소비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남아공의 대형마트에서 한국 분식을 찾고 케냐에서 한국 소주를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이 바로 아프리카 소비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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