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 되레 발목...삼성전자, 입찰제한 처분 다투려 했지만 각하
광복절 특사로 제한 처분 해제
법원 “다퉈도 이익 없다” 결론
법조계, “이력 남아 아쉬울 듯”
입력2026-03-29 17:24
수정2026-03-29 18:36
지면 22면
규격 미달 제품을 납품했다는 이유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던 삼성전자가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제재 효력이 이미 사라진 만큼 더 이상 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처분의 위법성에 대한 본안 판단 자체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사면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나진이)는 삼성전자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달 20일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 본안심리 없이 사건을 끝내는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께부터 조달청과 냉난방기·전기히트펌프 등에 관한 다수 공급자 계약을 체결하고 여러 수요 기관에 관련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충북 지역 학교에 조달청이 요구한 기준보다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낮은 냉난방기를 납품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조달청은 2024년 3월 21일 국가계약법 등에 따라 삼성전자에 3개월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삼성전자는 다음 날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진행되던 중 정부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해당 제한 처분을 해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는 향후 같은 사유가 발생할 경우 가중 처분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본안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다. 제재 효력은 사라졌지만 위반 이력 자체는 남을 수 있어서다. 임동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행정처분은 위반 횟수에 따라 제재 수위가 달라지는 구조”라며 “사면으로 제재 효력이 없어지더라도 위반 이력 자체는 남을 수 있어 기업들이 이를 다투기 위해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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