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WGBI 편입, 재정확대 아닌 시장안정 도구 돼야
입력2026-03-30 00:05
지면 31면
한국 국채가 다음 달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새롭게 편입된다. 미국·영국·일본 등 26개국이 포함된 세계 3대 채권 벤치마크 지수에 2%대 비중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연간 국채 발행액 200조 원 이상, 세계 14위권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마침내 명실상부한 채권 선진국 클럽 멤버가 됐다. 외국인 국채 투자 비과세와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등 정부의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국가 신인도 제고 노력이 거둔 결실로 볼 수 있다.
이번 WGBI 편입은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중대 전환점이다. 외국인의 한국 국채 투자가 늘면 채권 금리 하락과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된다.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 자금은 2조 5000억 달러에서 3조 달러에 이르는데 최소 500억 달러, 최대 600억 달러(약 70조~90조 원)의 국내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올해 2~3분기 중 국고채 금리가 20~30bp(bp=0.01%포인트) 하향 안정화된다면 고금리와 고환율에 시달리는 우리 경제에 다소 숨통을 틔워 줄 것이다.
다만 외국인 국채 투자 확대는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변동성을 되레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할 필요기 있다. WGBI 추종 자금이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장기 투자 성향의 자금이라고 해도 시장이 커지면 단기성 자금 유입도 가능하다. 우리 증시가 외국인 매매로 출렁거리는 것처럼 시장금리 변동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더 경계해야 할 부분은 WGBI 편입이 재정 확대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728조 원 규모의 예산 외에도 이란 전쟁 리스크 대응 명목으로 25조 원대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초과 세수를 활용한다지만 언제든지 국채 발행이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저출생·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의무 지출이 급증하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지출 조정과 경제 펀더멘털 개선 없는 빚잔치는 재정 건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핀셋 지원으로 선심성 논란을 차단하고 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는 것만이 WGBI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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