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뚫린 주담대 금리, 금융시스템 리스크 경계할 때다
입력2026-03-30 00:05
지면 31면
이란 전쟁 장기화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7%를 돌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7일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41∼7.01%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금리가 한창 오르던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동발(發) 인플레이션 심화로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4.46%까지 오르고 일본의 10년물 금리는 37년 만에 최고인 2.385%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는 분위기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영끌족’에게는 치명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달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 요율이 개편되면 당분간 5억 원 이상 대출에 부과되는 금리가 최대 0.25%포인트 인상된다. 가계 빚의 60%가 넘는 주담대 이자 부담이 커지면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우려가 높아진다. 최근 한은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전 재산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고위험 가구’는 1년 새 18.9% 늘어 45만 9000가구에 달했다.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도 문제다. 한은의 추산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 8000억 원 늘어난다.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 연체 리스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실적 악화로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진 와중에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도산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미국의 지상전 준비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동 불확실성과 영끌 및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로 불어난 가계대출, 기업 부채 문제가 맞물린 상황에서 금융 불안은 우리 경제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 급격한 고금리의 충격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게 하려면 잠재적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수다. 시장의 이상 징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회생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한계기업에 대해서도 빚폭탄만 키우는 땜질식 금융 지원에 머물지 말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까지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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