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셋집 씨 말랐다”…서울서 비명 지르며 쫓겨난 세입자들, 다 어디로 갔나 보니
2월 거래량 9152건 ‘역대급 한산’
다주택자 대출 연장 금지에 매물 더 마를 듯
서울 떠난 수요, 하남·광명·의정부로
입력2026-04-01 16:32
전세난에 지친 서울 세입자들이 경기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전월세 매물은 석 달 새 30% 넘게 줄었고, 정부가 다주택자 대출까지 조이면서 서울을 떠나는 행렬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떠나는 발걸음 빨라진다…1위 하남, 2위 광명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3만530건이다. 올해 1월 1일 4만4424건에서 31.3%나 빠졌다. 전세만 따져도 지난달 27일 기준 1만6788건으로, 같은 기간 2만3060건에서 약 27%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노원구가 65.8%로 가장 많이 빠졌고, 금천구·중랑구·구로구·강서구·은평구 등도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정부 대출 규제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 등은 이날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다. 골자는 다주택자·임대사업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 보유한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막는 것이다.
발표일 기준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만 연장을 허용하고, 오피스텔·빌라 같은 비아파트는 회수 대상에서 뺐다.
대출을 못 늘리게 된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매매 물량은 늘지만, 임대로 내놓던 물량이 빠지면서 새 전월세 공급은 줄어들 수 있다.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까지 끝나면 매도 압력은 더 세져, 매물은 늘고 전월세는 마르는 ‘이중 충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대출길이 막힌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 돈을 마련할 가능성도 세입자에겐 부담이다. 정부는 갱신 계약이 끝날 때까지 대출을 연장해 기존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로 전월세를 구하는 사람까지 지켜주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도 9152건에 그쳤다. 2019년 4월 이후 82개월 만에 가장 적다. 양도세 중과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의무 강화에 신규 공급 부족까지 겹친 탓이다.
대출 규제까지 겹쳤다…전월세 ‘이중 충격’ 우려
매물도 없고 보증금은 오르니, 아예 서울을 떠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거래의 15.3%를 서울 거주자가 사들였다. 지난해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어디로 갔을까. 데이터테크 기업 빅밸류가 지난해 서울발 경기 이주 사례를 분석해 지난달 8일 공개한 결과, 총 9101건 가운데 하남시가 764건(8.4%)으로 가장 많았다. 광명시 726건(8.0%), 의정부시 643건(7.1%)이 뒤를 이었다.
집값 차이가 가장 큰 이유다. 올해 1월 기준 송파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20억400만원으로 하남시(10억900만원)보다 약 87% 비싸다. 강동구(11억150만원)도 하남보다 비쌌다. 광명시는 7억1000만원으로 옆 금천구(5억6500만원)·구로구(6억4850만원)보다 오히려 높지만, 새 아파트 물량이 많아 수요가 몰렸다.
교통 호재도 한몫한다. 하남시는 지난해 ‘송파하남선’ 기본계획이 승인됐고, 광명시는 신안산선·월판선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의정부시도 GTX-C가 열리면 삼성역까지 20분대에 닿는다.
김포 풍무역세권과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경기 광주 등에서도 새 아파트가 잇따라 나올 예정이다. 전세난이 길어질수록 서울을 떠나는 흐름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규제가 끌고 공급부족이 밀며 만든 [멸종위기전세]
규제가 끌고 공급부족이 밀며 만든 ‘멸종위기전세’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