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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첨단물류단지 제동 걸렸다…서울시, 설계안 퇴짜

“외부 행인들에 장벽으로 작용”

17층 높이 포디움 분절 등 요구

설계변경으로 상반기 착공 차질

입력2026-04-01 17:43

수정2026-04-02 08:34

양재 첨단물류단지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양재 첨단물류단지 조감도. 사진 제공=서울시

하림그룹이 추진하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이 서울시 심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당초 목표였던 상반기 착공 일정에 차질이 빚을 전망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달 17일 열린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 하림산업이 제출한 계획안은 주변 도시맥락과 스케일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심 의결’ 처리됐다.

위원회는 특히 건물의 하단 기단부에 해당하는 ‘포디움’의 압도적인 규모를 지적했다. 하림산업은 승인받은 약 800%의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아파트 17층 높이(약 60m)의 포디움을 사방 250~300m 길이로 연결해 설계했다. 쇼핑몰과 호텔, 음식점 등이 들어설 핵심 상업 공간이지만 위원회는 이를 외부 행인에게는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위원회는 포디움의 중간을 나누는 방법을 비롯해 포디움에 배치된 4개 동의 건물 동수 조정과 상층부 스카이브릿지 삭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이번 설계안을 대하는 서울시의 입장 차는 뚜렷했다. 하림이 지상 16층 규모의 주차장 설계의 사례로 내세운 미국 시카고의 ‘마리나시티’의 경우 비교 사례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업 부지는 서초구 양재동 225일대 8만3183㎡(약 2만5000평)에 달한다. 하림산업은 2016년 4525억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지상 58층, 연면적 147만여㎡ 규모의 랜드마크 건물을 중심으로 공동주택, 오피스동, 상업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물류단지로 개발한다는 구성이다. 예상 사업비만 7조 원에 달한다.

첨단복합물류단지 위치도. 사진 제공=서울시
첨단복합물류단지 위치도. 사진 제공=서울시

업계에서는 이번 재심 의결은 단순히 외형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건축물의 뼈대와 수익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는 ‘전면 재설계’ 통보로 평가한다. 단지의 기반인 17층 높이의 거대 포디움을 분절하라는 지시는 지하 주차장 연결 통로부터 모든 설계 요소에 연쇄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랜드마크의 상징인 스카이브릿지와 테라스하우스의 삭제 권고, 동수 조정을 비롯해 지상 16층의 주차장 축소는 하림산업이 당초 계획했던 사업성(ROI)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산출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심의 지연은 하림산업의 재무 상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25%로 전년(86.5%) 대비 늘어난 상황이다. 양재동 부지는 탁상감정가만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핵심 자산이지만 착공이 늦어질수록 금융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설계 도면을 다시 그려야 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착공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서울의 새 랜드마크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며 “위원회 지적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재심의를 빠르게 신청해 착공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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