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철수 시사…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서둘러야
입력2026-04-02 00:01
지면 3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문제의 해결 없는 미군 철수를 시사하면서 에너지 운송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 타격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떠날 것”이라며 종전 출구 전략을 밝혔다. 이란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아주 곧(very soon)”이라며 ‘2~3주 이내’로 못 박았다.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이란 전쟁의 종전은 반길 만한 소식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목줄을 죄는 ‘초크포인트(Choke point)’인 호르무즈해협의 운항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에너지 수급 차질에 따른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발표할 대국민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 없이 일방적인 종전 구상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호르무즈 미해결 종전’ 가능성이 꽤나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일(호르무즈해협)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프랑스 등 다른 나라가 석유와 가스를 원한다면 그들이 호르무즈해협에 가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전의 최우선 조건은 이란 핵 불능화에 있는 만큼 호르무즈해협 문제는 운항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 방안을 승인했다. 수입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들여오는 우리로서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 냉철하면서도 기민한 정부의 대응이 절실하다. 최악의 호르무즈해협 상황을 상정하고 단계별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짜야 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에너지·원자재 공급망도 더 촘촘히 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LNG·석탄 등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한 것은 의미가 크다.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와 경협 방안을 활용해 에너지 공급망 범위와 대상 국가를 대폭 늘려나가는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중동 사태에서 드러난 ‘에너지 크레바스(균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원전 사용을 확대하는 에너지 믹스로의 전환도 지체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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