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처 “고유가지원금 20% 지자체가 부담…맞춤형 국고 보조 필요”
국비 지방비 매칭 비율 8대 2적용
국비 4.8조·지자체 총 1.3조 소요
지역별 재정자주도 시군구 편차 커
재정 취약 지역은 보조율 확대해야
입력2026-04-02 15:32
수정2026-04-02 17:50
지면 8면
국비와 지방비가 8대2로 매칭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이 재정 자립도가 낮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4조 8000억 원 규모의 국비가 반영돼 지자체도 약 1조 3000억 원을 자체 부담해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일 발간한 ‘2026년도 제1회 추경 분석’ 보고서에서 지자체별로 재정 여력과 인구구조를 고려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국고 보조율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고유가·고물가에 따른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 원을 지급하는 피해지원금 사업을 이번 추경안에 반영했다. 취약 계층과 지방일수록 지원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추경안은 국고 보조율을 서울 70%, 지방 80%로 일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총사업비의 20~30%를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지급 대상과 지역별 세부 예산 소요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대응 지방비는 1조 3000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지자체별 재정 여력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예정처가 서울을 제외한 지자체의 재정자주도(전체 세입 중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 비율)를 분석한 결과 특별시와 특별자치시·도의 재정자주도는 각각 76.6%, 70.7%로 나타났다. 반면 도(45%), 시(59.5%), 군(62.7%), 자치구(42.1%)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지역 내 격차도 컸다. 재정자주도의 최고치와 최저치 간 차이를 보면 광역시(9.9%포인트)와 특별자치시·도(0.1%포인트)는 편차가 크지 않지만 도(11.1%포인트), 시(34.2%포인트), 군(19.9%포인트), 자치구(42.2%포인트)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예정처는 “지자체별 재정력과 인구구조를 고려해 국고 보조율을 다층화하고 인구감소지역 추가 지급분에 대해서는 국비 부담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올해 국세수입이 본예산 대비 23조 5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추경안(415조 4000억 원)보다 1조 7000억 원 낮은 수준이다. 법인세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영업실적 호조로 정부안보다 12조 9000억 원, 근로소득세는 6조 1000억 원, 증권거래세는 3조 7000억 원 늘 것으로 봤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폭 확대를 반영해 3조 7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집행 시기에 따라 0.21~0.29%포인트로 추정했다. 정부 전망치(0.2%포인트)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예정처는 “추경 집행이 신속히 이뤄질수록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가계의 소비성향 변화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국회 재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번 추경 목적을 둘러싸고 ‘선거용 예산’ 논란이 제기됐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4인 가구 기준 월소득 1000만 원까지 지급하는 것이 과연 긴급 구호 대상이 맞느냐”며 “지방선거를 앞둔 매표성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번 추경은 결코 선거를 염두에 둔 매표 추경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동 사태 여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췄다”며 “외부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제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이 과도하게 넓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유가 피해를 받지 않은 국민은 사실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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